(앵커)
5년 전 옛 광주교도소 합장 묘역에서
260여 구의 유해가 발굴됐는데요.
5.18 희생자로 추정됐지만
유전자 대조 결과
4.3 희생자로 확인됐습니다.
4.3당시 광주형무소로 끌려간
제주시 연동리 출신의 양천종씨인데,
75년 만에 고향의 품으로 돌아옵니다.
제주문화방송
이소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1971년부터 2015년까지
광주교도소가 있었던 광주 북구 문흥동.
흙더미 속에
뼛조각들이 계속 섞여 나옵니다.
콘크리트 덮개를 걷어내자
유골들이 마구 섞인 채 가득 쌓여있습니다.
지난 2019년
5.18 희생자들이 암매장됐다는
증언에 따라 이뤄진 유해발굴인데,
모두 261구의 유골이 발견됐습니다.
하지만 DNA 대조 결과
5.18 희생자 가족과 일치하지 않았습니다.
제주도는 지난 6월
유해 유전자 자료를 넘겨받아
DNA 대조작업을 했고,
이 가운데 1구가 4.3 희생자로 확인됐습니다.
희생자는 제주시 연동리 출신으로
1949년 당시 55살이었던 양천종 씨입니다.
농사일을 마치고 집에 오던 중 체포돼
광주형무소에 수감돼
재판을 기다리던 중 숨졌습니다.
유족들은 사망 통보를 받았지만
이듬해 한국전쟁이 발발해
시신을 수습하지 못했고,
4년 전 채혈한 손자의 DNA 덕분에
할아버지 제삿날을 앞두고
겨우 소식을 듣게 됐습니다.
* 양성홍(78세) / 고 양천종 손자
"차디찬 지하에 있었는데..영혼이 떠돌던 것이
손자 품으로 돌아왔으니까 편안히 잠드시길 기원하는 거죠."
다른 지역에서 발굴된 유해가
4.3 희생자로 확인된 건
지난해 대전 골령골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제주도와 4.3평화재단은
추가 분석 작업을 위해
희생자 가족들에 대한 추가 채혈 등
유전자 감식 사업을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 조상범 제주도자치행정국장
"대전골령골, 경산 코발트(광산), 전주 황방산, 김천 등의
유해 발굴에 대해서도 타 지자체와 협력해 4.3희생자들의
신원 확인 사업을 하는데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4.3 당시 광주형무소에 수감된
제주도민은 180여 명.
신원이 확인된 고 양천종씨의 유해는
다음 달 17일
75년 만에 고향 제주로 봉환될 예정입니다.
MBC뉴스 이소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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