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르고 검게 변하고.. 폭염에 버려진 배

임지은 기자 입력 2024-11-18 17:49:34 수정 2024-11-18 18:49:04 조회수 53

◀ 앵 커 ▶
올 여름 역대급 폭염으로 
피해를 입은 나주 배 농가들이 
계속해서 피해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나름 상품성이 괜찮다고 생각해 
수확을 끝낸 배까지 햇볕의 영향을 받아 
썩기 시작한 건데요.

농민들은 이 같은 폭염 피해를 
자연 재해로 인정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임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나주시 봉황면의 한 과수원입니다.

겉이 무르거나 껍질 색이 변한 
배들이 아무렇게나 나뒹굴고 있습니다.

고온과 햇볕에 표면이 그을려 타는 
'일소 피해'를 입은 것들입니다.

(스탠드업)
"올 여름 강한 햇볕으로 탈색이 된 배들이 이렇게 무덤처럼 쌓여있는데요. 
속을 만져보면 이미 물컹물컹한 상태입니다."

원래라면 컨테이너 4천5백 개 정도의 
수확량이 나와야 했지만

유례없이 길었던 올여름 폭염 탓에 
3분의 1 가량을 버리게 됐습니다.

(인터뷰) 김 준 / 나주 배 농민 
"실상 배는 봉지를 씌웁니다. 봉지를 씌우기 때문에 폭염이 발생 했을 때, 안에서 열이 발생할 수밖에 없잖아요."

정상 수확해 창고에 보관해 둔 배에서도 
일소 피해가 점차 나타나고 있습니다.

탈색, 갈변이 된 배들을 이제야 발견한 농가는 아예 손을 쓸 수 없게 됐습니다.

(인터뷰) 정철휴 / 나주 배 농민 
"조직이 괴사해서 결국은 물렁물렁 되는 거죠. (일소 피해가) 조금이라도 있으면 결국엔 계속 진행하기 때문에 저장 중에. 전체적으로 문제가 돼서, 이건 상품화할 수도 없고 이용할 수도 없는 게 돼요."

농민들은 올해 처음 발생한 배 일소 피해를 자연 재해로 인정해야 한다고 정부에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배는 봉지로 싸여 있어 직사광선에 
피해를 입을 거라고 상상조차 하지 못했고

수확 전에 보험 조사가 끝나버린 탓에 
정확한 피해 규모조차 파악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현장 싱크) 폭염재해 일소피해 배농가 비상대책위 
"농림부는 폭염재해 일소피해를 자연재해 인정하라! (인정하라! 인정하라!)"

나주시와 전남도도 이미 수확이 끝난
배까지 일소 피해를 적용할 기준 마련과 
농업 경영 안정 자금 지원 등을 
마찬가지로 건의한 상태입니다.

MBC뉴스 임지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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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은
임지은 jieun@kjmbc.co.kr

광주MBC 취재기자
보도본부 뉴스팀 탐사*기획 담당

"아무도 보지 않을 때도 주목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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