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교도소와 군부대, 심지어 정당까지 사칭해 자영업자를 속이는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취급하지 않는 물품까지 대신 구입해달라며 '선결제'를 요청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김규희 기자가 한걸음더 들어가 현장취재했습니다.
(기자)
목포에서 의료기기 판매 업체를 운영하는 김양규 씨는 최근 '순천교도소 직원'이라며 걸려온 전화를 받았습니다.
* 순천교도소 사칭범
"휠체어 구매 좀 하고 싶어서 연락드렸습니다. 40만 원대 밑으로다가 (휠체어) 2대 정도? 그리고 목발 3개.."
이튿날 결재 공문이 첨부된 문자가 도착했고, 직접 물품을 가지러 오겠다고도 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2,500만 원 상당의 제세동기까지 함께 구입하겠다고 말을 바꿨습니다.
김 씨가 준비된 물량이 없다고 하자 사칭범은 "아는 업체가 있다"며 대신 주문해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자신이 소개한 업체에 먼저 제세동기 비용을 선결제한 뒤, 물건을 받아주면 휠체어 등의 금액을 낼 때 한꺼번에 결제하겠다는 겁니다.
* 순천교도소 사칭범
"저희가 기존에 거래하던 의료기기 업체 그쪽이 그쪽도 아마 납품업체일 거예요. 그리고 배송 같은 경우도 당일 배송을 그쪽으로 받았고요. 혹시 그쪽으로 한 번 문의를.."
수상함을 느낀 김 씨가 직접 교도소로 전화했고 사기임을 알게 됐습니다.
* 김양규/의료기기 판매업체 대표
"여기 보시면 전화번호에 개인 휴대폰 번호가 들어 있더라고요. 이렇게 해서 공문을 만들지는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인근의 한 도시락 업체에서도 한미연합군사령부를 사칭한 사람이 67만 원어치 도시락을 주문하는 등 관련 피해는 잇따르고 있습니다.
"최근 석 달 동안 목포경찰서에 접수된 교도소나 정당, 순부대 사칭 사기 피해 신고는 10여 건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 김성훈/목포경찰서 수사과장
"(실제 공공기관 계약은) 나라장터나 수의 계약을 통해 이뤄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SNS로 공문을 보내는 경우는 사기로 의심하셔야 합니다."
대부분 해외에서 전화를 걸고, 대포 통장을 이용하는 만큼 검거도 쉽지 않은 상황.
피해를 막기 위해선 취급하지 않는 물건을 사달라고 요청하면 무조건 의심하고, 반드시 해당 기관 대표번호로 직접 확인해야 합니다.
MBC 뉴스 김규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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