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과 신청곡
엄마, 들어보아요.
엄마가 좋아하는 이 프로에 글을 올립니다.
엄마는 할머니를 모시고 계시는데요.
제가 어렸을 때 부터 엄마는 늘 제 차지가 아니었어요.
소풍도 못 따라가 주었고 같이 여행도 제대로 갈 수가 없었어요.
늘 아프셨던 할머니 수발을 하느라 엄마 없이 아빠와 언니 손을 잡고 집을 나서곤 했습니다.
잠시라도 할머니 곁을 떠날 수 없었던 엄마를 보며 어릴 땐 저만을 향한 엄마의 온전한 사랑이 그리워서
할머니가 미웠고 엄마가 야속했는데 이만큼 크고 보니 엄마가 이해가 되고 자꾸만 안쓰럽습니다.
친정 엄마가 몸이 불편하신데 어떻게 나 몰라라 하실 수 있었겠어요?
엄마는 할머니 돌보느라 우리에게 많은 것을 해주실 수 없어 미안하다는 말을 달고 사셨습니다.
할머니를 돌보는 엄마가 더 힘이 들어보이는데 우리에게 무엇이 그렇게 미안한 것인지 더 어릴 때는
알 수가 없었는데 20살이 넘고 보니 어렴풋이 알 것 같아요.
병원으로 집으로 오가면서 늘 바쁘고 힘에 부치셔서 엄마는 치장같은 것을 전혀 하지 않으십니다.
땀이 자꾸 흘러 싫다며 화장도 하지 않으시고 입고 나갈 곳 없다며 옷도 옷도 탐내지 않으시지요.
아! 그나저나 우리 엄마는 언제나 엄마 자신을 위해 사실 수 있을까요?
세상에는 볼 것도 많고 가보고 싶은 곳도 많은데 ...우리 엄마도 아실텐데 그 많은 것들을 참고 할머니 병수발에
올인하며 사시느라 얼마나 힘이 드실까요?
지금 이시간에도 치매가 있으신 엄마는 큰소리로 싸움(?) 중입니다.
엄마, 엄마 아무리 불러도 질리지가 않아 이 단어는.
많이 힘들지?
힘들다고 말을 해.
외할머니도 우리 할머니인데 자꾸 우리들눈치만 보지말고.
엄마가 말 안해도 내가 엄마 고생하는 너무 잘 알아요.
사랑해,
하루 쯤 이모한테 할머니 맡겨드리고 나하고 여행이라도 다녀오자.
사랑해요. 하늘만큼 땅만큼 온 우주만큼.....
우리 엄마가 녹색지대 -사랑을 할거야-광팬입니다. 들려주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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