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오의 희망곡

정오의 희망곡

12시 00분

사연과 신청곡

우리 가족의 힘든 추억...

매일 청취만 하던 애청자 입장에서, 용기내어 사연을 적어 보냅니다.

저희 부모님은 시장 입구에서, 국밥 장사를 하고 계신 노부부 이십니다. 매일 새벽 고단하신 몸을 이끌고 현관을 나가시는 모습을 보면서, 항상 죄송하고, 마음 아팠습니다. 사실, 대한민국 모든 부모님들이 일터에 나가 고생하시고 계신 것은 어느 가정이나 마찬가지실 줄 압니다. 하지만 제가 전해드리는 이야기는 1980년대 삼남매를 키우던 가난한 젊은 부부의 이야기 입니다.

사실 제가 8년이상 터울이지는 삼남매의 늦둥이로 태어난 터라 , 제가 태어나기 전의 집안 사정을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설 명절, 음식 준비를 하면서 누나와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추억을 곱씹고 더듬어 들려준 예전 저희 집의 이야기들을 듣고 너무 놀랐던 것이 기억 납니다.

형편이 어려워 결혼식과 신혼여행은 애시당초 꿈꾸지도 못하셨던 부모님, 월세가 없어 길거리에서 노숙까지 하실뻔 했던 시절, 갓난 저를 이리 저리 다른 사람 손을 빌려 대신 키울 수밖에 없으셨던 열악했던 상황들, 다섯식구가 함께 잘 방 한칸이 없어 누나와 형은 상가 귀퉁이에서 숨어 잤던 일들, 빚을 내어 어렵게 얻은 작은 분식점은 전기누전으로 불이 나버려 오갈곳 없는 처지가 된 가족들... 그리고 믿었던 주변 친구들의 외면까지.. 누나의 이야기를 한참 듣던 저는 끝내 참았던 눈물을 흘리고 말았습니다.

세 남매의 돌사진도, 빚바랜 가족사진도 한 장 없는 저희 집이 의아해, 철없이 부모님께 핀잔 드렸던 생각이 돌연 떠올라 한없이 죄스럽고 부끄러웠습니다.

지금은 가난했던 시절을 벗어나 국밥을 파는, 추레하지만 정감이 있는 국밥집의 어엿한 사장님이 되셨지만, 아직도 새벽이면 단잠에서 일어나 가마솥의 불을 확인하시고 뚝배기 하나 하나 정서스레 닦아내시는 모습을 봅니다.어머니의 손은 이미 지문이 문드러져있고, 발바닥은 마른 사막처럼 갈라져있지만 항상 가난했던 시절을 생각하시며 지금을 감사해하며 살고 계십니다.

가난은 이겨내셨지만 세월과 시간의 흔적은 고스란히 부모님의 뼈 마디마디에 오롯이 남아서, 매일 밤

안방 문틈사이로 들려오는 "에구구~" 작은 신음 소리가 그저 안쓰럽기만 합니다.

가정형편 때문에 세남매 중에 유일하게 대학생이 된 늦둥이 막내아들을 대견하시던 부모님, 변변한 여행 한번 못 떠나셨던 부모님..
눈을 감으면, 가난하고 배고팠던 시절을 이겨낸 젊은 한 부부의 모습이 보입니다.

p.s: 홍진선 디줴이님~ 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저희 가족들하고 오붓하게 여행다녀오고싶은데 도와주심 안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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