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오의 희망곡

정오의 희망곡

12시 00분

사연과 신청곡

명품컵이 무서워요,,,

한 달 전 서울에 사시는 아내 고모님께서 집들이 선물로 하나에 오만원이라는 비싼 컵 세트를 선물로 주셨습니다.
모두 다섯 개의 컵이 들어 있었는데 아내는 쓰기 아깝다며 애지중지 하더군요.
“지금까지 없는 살림에 고생하며 아꼈으니 우리도 고모님이 주신 이 명품 컵 좀 써보자구”
아내도 써보고 싶었는지 우리부부 하나씩 꺼내 처음 꽃 무늬가 가득한 좋은 컵에 커피를 타서 마셨답니다.
“음~ 비싼 컵이라 그런지 커피 맛도 좋은데~”
그렇게 조심조심 아내는 다른 컵과 달리 애지중지 하며 아꼈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제가 설겆지를 하다 그만 그 컵 하나를 깨버리고 말았답니다.
컵 깨지는 소리에 후다닥 달려온 아내는 울 것 같은 표정으로 깨진 컵을 어루만지며 제게 잔소리를 늘어 놓았답니다.
“자기는 왜 이리 조심성이 없어! 어떡해...이 비싼걸...”
아내에게 미안했지만 이미 깨진 컵 가지고 너무 절 나무라니 좀 서운하더군요.
그러다 며칠 후 또 사고를 쳤으니 출근 준비에 로션을 꺼내다 그만 아내가 물을 마시고 잠시 화장대에 올려 놓은 명품 컵에 로션이 부딪쳤고 그 컵은 야속하게 방바닥으로 떨어져 박살나고 말았답니다. “쨍그랑!~”
참 그 때 저의 미래가 보이더군요...
아내의 얼굴은 점점 일그러지더니 소리를 지르며 울더군요...
“제발 조심하라고 이게 얼마짜린데 엉엉~~”
그 날 전 또 죄인이 되었답니다...
퇴근하고 집에 오니 아내가 아침에 화내서 미안하다며 앞으론 아끼며 잘 쓰자고 명품 컵을 2개 꺼내 놓았는데 이젠 그 컵만 봐도 손이 떨려 설거지도 못 도와주겠고 물도 그 컵으로 제대로 마시지도 못하겠는 거 있죠…….
근데요 어제 또 사고를 치고 말았네요...
아들과 거실에서 공놀이를 하다 아들이 던진 공이 식탁 쪽으로 날아가 컵 하나를 또 박살 내버렸답니다...
저와 아들 이제 어떡하지요 아내는 지금 모르고 있는데 제가 깨진 컵 치우고 새 컵을 몰래 내 놓았거든요.
컵 때문에 제 명에 살 수나 있을까요? 명품 컵 사건들의 깨달음은 역시 서민은 서민 답게 살아야 된다는 거...
예전처럼 깨져도 신 경안 쓰던 이천 원짜리 컵을 준비 해야겠네요...
(아내를 위한 선물 뭐 없을까요? ㅠ ㅠ 아내와 컵이 무서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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