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오의 희망곡

정오의 희망곡

12시 00분

사연과 신청곡

엄마에게 직접 못한 말들~!




서울에서 생활하다 잠시 짬을 내어 집에 내려와 있는 요사이 엄마를 바라보며 많은 생각을 합니다.
같은 여자이지만 제가 엄마의 위치가 되었을 때도 저런 삶을 살 수 있을지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엄마는 아픈 외할머니를 내내 돌보셨는데 요사이는 할머니도 아닌 할머니의 시어머니인 증조할머니를 집에서 모시고 생활하고 있답니다.
증조할머니를 모시고 계시던 할머니가 요양병원으로 가시는 통에 증조할머니가 집으로 오셨다는데 참 유쾌한 분이시지요
99세의 연세에 이가 하나도 없으시면서 사탕을 참 맛나게도 드십니다.
그리고 하시고 싶은 말씀도 참지 않고 다 하시는 솔직한 분이시지요.
생선 반찬만을 찾으시는 할머니를 위해 울 엄마 삼시세끼 생선을 지지고 볶고 굽는 통에 작은 아파트에 식사 때마다 생선냄새가 온통 출렁입니다.
엄마는 밥상을 할머니 앞에 대령하고 정성스레 생선을 발라서 할머니 밥수저에 올려 주시지요.
식사가 끝나면 엄마는 남겨진 생선을 반찬삼아 후다닥 식사를 하시는데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면 괜스레 울컥합니다.
할머니가 맛있게 식사하시는 모습이 왜 싫겠습니까만 그러기위해 허리 통증을 자주 호소하시는 울 엄마의 노고가 너무도 많은 것 같아 한없이 엄마가 짜안합니다.
“앞으로 사시면 얼마나 더 사시겠니?”
엄마는 그렇게 말씀하시며 할머니께 더 잘해드려야 한다지만 제가 보기에 할머니가 엄마보다 더 건강해 보이시는 건 왜 일까요?
지금도 꼿꼿하게 걸으시며 베란다에 채소를 키운다며 물을 주시며 콧노래를 부르시는 증조할머니, 여자란 부지런해야 한다며 소파에 앉아서 텔레비전이라도 볼라치면 저를 나무라시는 할머니는 잠시도 몸을 가만 두지 않고 움직이시며 무엇인가를 하고 계십니다.
그런 할머니를 위해 따뜻한 밥을 매 끼니 준비해야 하는 울 엄마는 허리에 뜨거운 팩을 끼고 틈만 나면 누우십니다.
건강하신 할머니를 생각하면 마냥 기뻐야하는데 엄마를 바라보고 있으면 그 마음이 싸악 가시곤 하는 저의 사악한 마음을 어찌해야 할까요?
잠시 그렇게 생각해 봤습니다.
울 할머니 오래오래 무병장수하셔요, 제가 응원 드립니다.
그리고 울 엄마, 맘 같아서는 엄마한테 맛있는 것 많이 많이 해달라고 하고 싶은데 오늘부터는 엄마를 위해 맛난 것들은 제가 해드릴게요.
엄마가 너무 힘들어 보여 잠시 투정을 해봤는데 역시 울 엄마는 대단해요.
남을 위해 내 몸 조금 희생하면 다 편해진다는 말씀을 늘 하시던 울 엄마, 정말 그런 엄마를 더 많이 닮고 싶어요.
엄마가 할머니들께 해드렸듯 저도 엄마를 위해 그렇게 해드릴게요.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라잖아요!
그리고 엄마, 제가 엄마 정말 많이 사랑해요.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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