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오의 희망곡

정오의 희망곡

12시 00분

사연과 신청곡

군입대

날씨가 몹시도 추운 요즘입니다.
지난 월요일 아이가 군입대를 했습니다.
아이는 지난 12월 중순 덤덤하게 전화해서는 군입대날을 알려주더군요.
어차피 가야할 군대라 그러려니 했는데 집에와 고작 20여일 머무르다 군입대를 했습니다.
여태까지 제게 걱정한번 끼친적없이 혼자서도 너무도 잘해준 아이였습니다.
공부면 공부, 운동이면 운동, 의리있고 멋진 녀석이었죠.
지난 일년 혼자서 학교기숙사에서 지내면서도 꼬박꼬박 소식전해주며 장학금도 놓치지 않았답니다.
입대하기전 조금 더 시간을 내어 아이와 함께 했더라면 더 많은것을 해주었을텐데 그러지 못함이 못내 서운합니다.
입대전날, 머리를 짧게 깎고 들어온 아이는 어색한지 연신 머리를 만지더군요.
저 역시 그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아이의 마음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2년간 힘든 군생활을 할 아이가 염려되고 마음이 쓰였습니다.
하지만 섣불리 아이에게 어떤 위로나 말도 해줄수가 없더군요.
그동안 공부에만 매진했던 착하디 착한 아이였는데 이제 진정한 대한민국의 남자가 되기위해 준비를 합니다.
지금 이순간도 군대에 가면 모든것을 혼자서 해결해야만 하는데..잘 할거라 믿으면서도 울컥하는 제 마음을 다스릴수가 없습니다.
입대날 아침일찍 일어나 아이를 데리고 진주로 갔습니다.
점심을 사 먹이고 훈련소로 걸어가는길, 아이의 눈에 눈물이 맺히니 아내도 울고 어머니도 울고 참 난감했습니다.
마음에는 눈물이 비가 되어 흘러내렸지만 차마 저마저 눈물을 보일수는 없었으니까요.
"아빠 다녀오겠습니다."
수많은 아이들 사이에 당당하게 서 있는 아이의 모습이 건물안으로 보이지 않을때까지 자리를 뜰수가 없었습니다.
텅빈 아이의 방문을 열어보며 그 허전함이란..
그리고 매일같이 날씨가 추워 걱정이 앞섭니다.
낯선 그곳에서 잘 지내고 있는지, 아픈곳은 없는지, 동기들과는 친해졌는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걸 알면서도 맘이 쉽게 되돌려지지 않습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클래식을 덩달아 들으며 아이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고 있습니다.
수료식때 멋진 아이의 모습을 기대하며..날이 더이상 춥지 않기를 괜한 기도를 합니다.

럼블피쉬의 으랏차차 신청합니다.
선물도 주신다면 수료식하고 돌아올 아이와 더불어 온 가족 외식을 하고싶습니다.
부탁드려도 될런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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