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오의 희망곡

정오의 희망곡

12시 00분

사연과 신청곡

딸아이를 기다립니다~

가슴이 먹먹합니다.
조금 전에 딸아이가 보내준 택배상자를 열어보고 울컥해서 어쩔 줄 모르겠습니다.
비싸보이는 가방인데요.
마음같아서는 왜 이런 걸 샀느냐고 환불하라는 말 하고 싶은데 차마 못하겠습니다.
그 어린 것이 아르바이트 해서 사서 보냈다는데.
딸아인는 대학을 서울에서 다니다가 지난 해에 공무원 시험에 합격했는데 지금 대학 3학년에 복학중입니다.
학교 졸업하고 내후년에 연수가 끝나면 정식으로 발령을 받느다는데요.
요즘 그 아이는 짬만 나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답니다.
딸 표현을 빌리자면 세상경험을 하고 싶어 그런다는데 저는 압니다.
넉넉치 않은 집안 살림을 빤히 알고 있고 동생 학비라도 보태주려고 애쓰는 딸의 마음을 알기에 자꾸 눈물이 납니다.
그 어렵다는 공부 할 때 넉넉하게 뒷바라지도 못해줬는데 남은 집 식구들에게 무슨 미련이 그리 많을까요?
혼자서 훨훨 자신의 길만 갔으면 어미마음으로서는 더 바랄 것이 없는데 딸아이는 제 생각과 다른가 봅니다.
의젓한 말도 합니다.
환경이 좋아서 더 많이 가질수 있었다면 어렵게 공부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환하게 웃던 우리 딸.
다른 아주머니들 다 들고 다니는 좋은 가방 하나 없는 우리 엄마에게...로 시작되는 가방 속에 끼여있는
딸아이의 편지를 읽으며 그만 울고 말았습니다.
제가 복이 많은가봐요.
어떻게 이런 딸을 가질수 있었는지.
방학이 시작되면 집으로 내려오겠다고 합니다.
딸아이가 잘 먹던 음식들을 생각하고 싶은데 원체 음식타박을 않던 아이라 엄마로서 창피한 말이지만 정말 딸아이가 따로 잘먹는 음식을 모르겠습니다
속 깊고 진중한 딸아이가 어렵게 느껴질 때도 있었는데 이번 겨울방학엔 그 마음을 털어보려고 합니다.
같이 부대끼면서 그동안 함께 못했던 것들을 많이 해보고 싶어요.

딸아이가 보내준 가방을 들여다보는데 어휴~! 아직은 들여다보기만 하렵니다.
손때가 묻기라도 할까봐 마냥 들여다보기만 해도 웃음이 납니다.
딸아이를 기다리기 시작하니까 시간이 너무 더디가는 것 같아요.
딸아이를 기다리면서 자꾸만 혼자서 되뇌입니다.
'딸아, 사랑해. 하늘만큼 땅만큼 온우주만큼.'

신청곡 // 안치환 내가 만약 하늘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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