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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추억 하나=자연이 모두 장난감
우리 아파트 뒤에는 그 이름도 유명한 제석산이 늘 푸르름으로 손짓을 하는데 게으른 탓에 자주 오르지는 못하고 있어요.
하지만 가끔 올라가보면 이런저런 농작물 들을 가꿔놓은 조각보 같은 밭들이 기쁨을 주고 있지요.
새벽에 가봐도 부지런하신 분은 벌써 밭에 풀을 뽑거나 싱싱한 무공해 야채를 먹기위해 상추를 뜯고 고추를 따시는 분들도 있지요.
등산을 하다말고 밭 작물에 눈을 팔고 서 있으려니 옛생각이 클로즈업되어 희미한 미소를 지어본답니다.
제 유년시절엔 장난감이 없었으므로 자연에서 찾아서 많이가지고 놀았어요..
풋마늘 잎사귀를 뜯어서 엄지와 검지손가락으로 앞뒤로 살살 비틀면서 문지르면 공간이 생겨요..그곳에 바람을 불어넣으면 마늘 풍선이 되지요..
버들가지 꺽어서 칼로 잘도려서 불면 풀피리 되지요..
콩복아 겁질까서 싹사이에 머리카락 끼우면 콩 악세사리 되지요..
아카시아 줄기에 머리둘둘말았다가 풀면 파마머리 되지요..
아카시아꽃 줄기채 한아름 따서묶어 머리에쓰면 꽃모자되지요..
토끼풀 꽃 묶어서 손가락과 팔에 두르면 꽃반지 꽃시계되지요..
돼지 오줌통에 물담아서 차면 축구공 되지요..
감꽃 끈에 길게 끼워 목에두르면 꽃목걸이 되지요..
옥수수 다먹고 대를 긴나무에 꿰어 등긁으면 효자손되지요..
반딧불이 많이 잡아서 유리병에 담고 어두운 방에두면 스탠드되지요..
토란잎은 우산되지요..
황토로는 조각품 만들었지요..
호박잎 줄기로는 비오는날 흙으로 뚝만들고 사이에 끼워 수로만들었지요..
영근 밀 한입물고 계속해서 씹으면 밀껌되지요..
대추 잎사귀를 돌로다져서 물을 묻혀 문지르면 비누 됐지요..
지금처럼 돈주고 사진 않았어도 시절따라 자연에서 찾아먹고
재미있게 놀던 그시절이 바로 엊그제처럼 미소가 돕니다..
그땐 그랬습니다.. 지천에 널려있던 자연이 바로 저의 장남감이었던 것입니다.
광주시 남구 진월동 대주아파트 106동 40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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