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동현의 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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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시 05분 보이는 라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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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꿍한테 미안한 추억

안녕하세요?
김귀빈씨의 빛고을 지금을 가끔 들으면서도 토요일은 더욱 열심히 듣게 되었네요. 다른 사람의 추억이 바로 제 추억이었거든요.
그래서 오늘은 저도 옛날 추억 하나 떠올려 청취자들과 함께 하고 싶어요.
정말 요즘처럼 살아가기 힘든 시기에 그래도 살포시 웃을 수 있는 추억
과 그 추억을 만드는 시간들이 있기에 오늘도 희망의 내일을 꿈꾸며
살아갈수 있나 봅니다.

지금은 초등학교라 불리는 국민학교 4학년 시절, 유난히도 장난
이 심한 여자아이였던 나는 고무줄 놀이를 즐기기보다는 끊기를
더 좋아했던 아이였습니다. 그런 내게도 여자와 남자라는 구분
이 있었는지 짝꿍 남자아이와 같이 쓰는 책상에 선하나를 그어놓
고 넘어오면 화를 내고 심지어는 싸우기도 하고 더러는 지우개
나 연필을 빼앗기도 했었지요. 사이좋게 지낼수도 있었는데 어
린 여자아이에게도 자존심이란게 있었나봅니다.

하루는 학교에 그 짝꿍 엄마가 쫓아 오셨습니다.
다짜고짜 제 이름을 부르면서 나오라고 하는데 저는 책상밑으로 기어들어가고 말았습니다. 아이들이 여기요~! 여기요~! 하는데 그 소리가 어찌나 밉던지요?
그러니까 그 전날 짝꿍이 제게 당했던 사실을 집에가서 자기 엄마한테 다 일러바쳤는데 화가 나서 쫓아온것이었죠.
전날 공부하다가 짝꿍 공책이 책상의 선을 넘어오길래 제가 공책을 찢어버렸던 것 같은데 왜 그랬는지 지금 생각하면 웃음만 나올뿐이지요.
하여튼 그애 엄마한테 저는 죽어라 혼이 났고 그 횡포는 물건이 아닌 마음으로 다가가서 더욱 강해졌지요. 학용품을 빼앗는다거나 손상시키는 보이는 횡포가 아닌 마음에 상처를 주는 말을 더 했었죠.

지금 생각하면 참 우습지만 왜 제가 그랬는지 모르겠어요. 지금 만나면 사과하고 잘 대해주고 싶은데 어디에 있는지 보고 싶네요.
어디선가 가족을 이끌어가는 가장이 되어있을 짝꿍아..미안했어 그때는.
광주시 서구 치평동 중흥아파트 115-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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