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동현의 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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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인터뷰2]이산가족상봉 "짧은 만남이 긴 한 숨이 되지 않기를..."(오건웅/이북5도민 광주연합회장)

■ 방송시간 월요일~금요일 AM 07:30~08:57
■ 기획 윤행석
■ 연출 황동현
■ 작가 최은영
■ 진행 황동현 PD
◇ 황동현 진행자(이하 황) - 지난 27일 남북 정상회담 이후에 이산가족 상봉의 희망의 불씨들이 또 커져가고 있습니다. 시간이 흘러도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소원을 가진 분들. 바로 북에 가족이 있는 실향민들의 이야기일 텐데요. 그분들은 정말 살아생전 가족을 다시 만나는 그 소원만은 꼭 이루고 싶어 하실 겁니다. 남북 정상회담 이후에 그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도 좀 크지 않나라는 생각도 드는데요. 관련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오건웅 이북5도민 광주연합회장 연결되어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회장님.
◆ 오건웅 이북5도 광주연합회장(이하 오) - 안녕하세요.
◇ 황 - 회장님 지금 고향은 어디십니까?
◆ 오 - 저는 황해도 금천군 서천면이 고향이죠.
◇ 황 - 이북에 고향을 가지고 계시는데요. 그러면 지금 이쪽에 내려와서 생활하시는 곳은 어디시죠?
◆ 오 - 광주에서 쭉 살고 자랐죠.
◇ 황 - 결국은 황해도가 고향이신데 광주에서 제2의 고향으로 생활을 해 오셨다는 이야기이신데요.
◆ 오 - 그렇죠.
◇ 황 - 그러면 북에 계신 가족분들은 어떤 분들이세요?
◆ 오 - 저는 사촌이나 삼촌들이 살고 계시죠.
◇ 황 - 사촌, 삼촌. 그러면 부모님의 어떤 친족분들이 지금 북에 살고 계시네요?
◆ 오 - 그렇죠.
◇ 황 - 우리 회장님께서는 몇 살 때 어떤 계기로 이렇게 그러면 내려오게 되신 거죠?
◆ 오 - 저는 6살 때 국민학교 2학년 때 1. 4후퇴 때 어머님 손을 잡고 남한으로 내려와서 여기서 먼저 내려오신 아버님을 만나서 광주에서 다 머무르게 됐습니다. 광주에서 국민학교, 중학교, 대학은 서울에서 나왔고요. 그렇게 살고 있죠.
◇ 황 - 초등학교 때 내려오셔서 생활은 광주에서 거의 해 오셨지만 결국은 고향이 황해도시고 또 부모님들께서 친척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그런 실향민의 아픔이랄지 만나고 싶다는 그런 열망들은 굉장히 강하셨을 것 같아요? ◆ 오 - 그렇죠. 아무래도 고향 산천이 그리울 때가 나이 먹을수록 더 그리워지지 않습니까? 그런 것들은 정말 누구한테 비교할 수 없는 정말 마음의 상처를 안고 여태까지 살아왔죠.
◇ 황 - 회장님.
◆ 오 - 저뿐만 아니라 실향민 전체가 다 제 마음 같을 겁니다.
◇ 황 - 결국은 고향을 떠나서 정말 고향에 한번 가보고 싶은 마음. 그리고 또 고향에서 친척들을 만나고 싶고 가족을 다시 상봉하고 싶은 그 마음은 모든 실향민의 영원한 꿈이 아닐까라는 희망이 아닐까도 싶은데요. 그런 점에서 회장님, 남북 정상회담을 보시면서 좀 생각이 많으셨을 것 같아요.
◆ 오 - 많이 흥분됐죠. 첫째는 제가 생각할 때는 종전이 되고 군축 문제가 이루어진다고 치면 그 이상 바랄 게 뭐 있습니까? 핵 문제는 미국이 해결해 줄 걸로 생각을 하고 우리는 정말 통일을 앞에 놓고 사는 그런 느낌이 정말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이번에 남북 정상회담을 보고는.
◇ 황 - 결국 두 정상이 이렇게 손을 맞잡고 미소 짓는 모습이 우리 이산가족이 상봉하면서 서로 웃고 행복하게 눈물짓는 그 모습과 이렇게 오버랩되는 부분도 좀 있더라고요?
◆ 오 - 그렇죠. 단지 이번에 그래도 의제 중에서 이산가족 문제가 들어가서 8.15 이전에 광복절 이전에 합의를 했다는 것이 정말 크나큰 행운으로 저희들은 생각하고 있습니다.
◇ 황 - 이런 부분들이 그런데 이산가족 상봉을 보면서 이게 일회적인 상봉이 아니고 서로 교류하면서 지속적으로 만날 수 있는 부분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저희들도 들던데 직접 또 이렇게 실향민 입장으로서는 어떠세요?
◆ 오 - 그렇죠. 여태까지 한 것도 과거 정부도 물론 애를 많이 썼겠지만 정말 생색내기보다는 있잖아요. 정말 실질적이고 교류가 지속되기를 원하고 또 짧은 만남 속에서 평생의 한숨으로 지내는 사람들이 많지 않습니까? 그것이 곧 다시 이뤄져서 그다음에 후속조치는 전혀 없거든요. 생사조차 모르지 않습니까? 그런 것을 갖다가 알 수 있는 상시적인 것을 이 만남이 이루어질 수 있고 또 서신이라도 왕래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고 치면 정말 인척에 둔 친척같이 생각할 수 있을 거예요. 그런 것으로 실질적으로 과거 정부의 답습보다는 더 큰 기대를 갖는 것은 인지상정이지 않겠습니까?
◇ 황 - 회장님 말씀하신 것처럼 일회적인 이산가족 상봉이 아니고 서로 편지 왕래든 전화든 어떤 식으로든 전화까지는 힘들겠지만 그런 서로 연락을 계속할 수 있는 그런 장치들을 정부가 좀 만들 필요성이 있다고 보시는 거네요.
◆ 오 - 그렇죠. 그게 더 중요하죠. 그래서 전에도 말씀드렸습니다마는 짧은 만남 속에서 긴 한숨이 되지 않게끔 해 주는 것이 정부의 일이 아니겠습니까?
◇ 황 - 더불어서 또 회장님의 부모님께서 친척들 정말 이북에 두고 이렇게 내려오셔서 평생 광주에서 새로운 삶을 가꾸셨는데 그 부모님의 모습과 부모님들께서 평소 하셨던 말씀도 있으실 것 같아요. 친척에 대해서. 좀 이야기해 주시죠.
◆ 오 - 항상 고향을 그리는. 명절 때면 고향을 그리는, 향하는 마음이나 그리는 마음은 이루 말할 수 없었죠. 저희 부모님도 아버님은 86세에 돌아가시고 어머님은 96세에 돌아가셨습니다마는 어머님은 작년에 돌아가셨는데 정말 그 양반들의 한을 풀지 못하고 정말 돌아가신 것이 저도 참 가슴 아픈 일이었고 항상 고향에 가고 싶다 하시는 그 부모님의 소원을 이루지 못했던 것이 정말 한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 황 - 만나시면 친척분들 만나시면 어떤 이야기들을 하고 싶으세요?
◆ 오 - 살았는지 생사조차 먼저 묻고 과거에 정말 어떻게 살았는지 또 어떤 부모님은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하는 걸 묻고 정말 일상생활을 하고 정말 같이 살고 싶다는 그런 의미가 마음속에 있죠.
◇ 황 - 몇 날 며칠 계속 이야기를 하셔도 계속 하실 이야기들이 있으실 것 같아요.
◆ 오 - 정말 태산 같죠. 나의 삶이나 부모님의 삶도 또 실향민 전체의 삶이 한 편의 드라마를 엮어도 정말 아깝지 않은 그런 삶이었을 거예요. 우리가 벌써 일제 36년을 길다고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까? 벌써 7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그 한을 누구한테 말하겠습니까?
◇ 황 - 그렇죠.
◆ 오 - 자기가 자기 가슴속에 묻고 자기 가슴속에서 새기시면서 살았던 인생이니까요.
◇ 황 - 그런 점에서 이 실향민분들 상봉의 문제는 어떤 정치적인 이데올로기나 그런 차원이 아닌 실질적으로 제일 먼저 해결해야 될 우리 사회의 부분이라는 생각도 좀 드네요.
◆ 오 - 그렇죠. 정말 아끼고 저것을 한다고 치면 정말 실향민의 소원을 들어줄 수 있고 아낌없이 정말 갈 수 있는 길을 이번에 정말 이뤄졌으면 하는 것이 저의 바람입니다.
◇ 황 - 그런 점에서 정부 또 정치권에 하실 말씀 있으시면 한 말씀 해 주시죠?
◆ 오 - 정치권에서는 항상 마음에 와 닿는 그러한 일들이 있고 또 할 수 있는 여건을, 이것은 단일화를 했으면 좋겠어요. 적십자 산하나 행정부나 통일부 거기서 한쪽에서 이걸 이루어줘야지 이쪽저쪽에서 한다고 치면 상당히 획일적이지 않지 않습니까? 그런 것이 저로서는 좀 아쉬움이 있네요.
◇ 황 - 어쨌든 간에 정치적인 생각가지고 서로 이런 걸 갈등할 게 아니라 실향민들을 서로 만나게 해 주는 문제는 여야가 따로 없고 모두 함께 제일 먼저 이래야 될 부분이라는 말씀이시네요?
◆ 오 - 그렇죠. 그리고 또 한 가지 같은 목소리가 똑같이 나와야죠. 이걸 뭐 이데올로기 속에서 삶을 산다는 것은 잘못된 인식이죠. 벌써 세대가 어떤 세대입니까?
◇ 황 - 회장님, 지금 광주, 전남지역에 이렇게 살아 계신 실향민분들은 몇 분 정도 되세요?
◆ 오 - 등록된 인원은 약 한 1300명 정도였는데 그중에서 돌아가신 분들이 그건 80%되고 20% 중에서도 병고에 시달려서 이제 병석에 누워 있는 분들이 그건 10%정도 됩니다. 그리고 나머지 저처럼 1세대의 막둥이들이 한 10% 정도 되고요.
◇ 황 - 지금 빨리 이산가족 상봉 문제는 정말 시급하게 이뤄져야 될 문제네요.
◆ 오 - 그렇죠.
◇ 황 - 모두의 마음이 우리 회장님과 다 온 국민들의 마음이 다 같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오 - 감사합니다.
◇ 황 - 지금까지 오건웅 이북5도민 광주연합회장과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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