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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동현의 시선집중_국민을 지키다 순직한 경찰 유족, 정부와 끝없는 싸움_안호재 씨_20180515
■ 기획 윤행석
■ 연출 황동현
■ 작가 최은영
■ 진행 황동현 PD
◇ 황동현 진행자(이하 황) - 80년 5월. 당시 전남경찰 국장으로 재직 중이던 고 안병하 전 치안감은 광주에서 시민을 구하고 또 유혈 사태를 막으려고 노력을 했지만 결국 시위진압 실패라는 책임을 신군부가 물어서 보직 해임되고 고문 후유증으로 돌아가신 분입니다. 그런데 이 가족에게 광주시가 최근 계속해서 보상금 반환 요구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어찌된 이야기인지 가족을 통해서 이야기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고 안병하 전 치안감의 아들, 안호재 씨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안호재 (이하 안) - 네, 안녕하세요.
◇ 황 - 앞전에 저희 방송에 또 출연을 해 주셨었는데요. 방금 이 문제. 광주시가 지금 보상금 반환 요구를 하고 있다는데. 어떤 내용인지 짧게 정리 좀 해 주시겠습니까?
◆ 안 - 아버님은 평범한 경찰 공무원이셨습니다. 1980년 5월 광주에서 치안 책임자로 전남 경찰국에서 재직 중 5.18 민주화운동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나름대로 학생 시위를 평화적으로 이끌어 5월 17일 경에는 광주를 전국 어느 도시보다 평화로운 거리로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5월 18일 계엄군이 광주에 침입하였습니다. 이에 경찰은 계엄군의 지휘 하에 명령을 따라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상식을 벗어난 지시를 경찰에게 강요하였습니다. 이에 안 국장은 경찰의 본분인 시민의 보호를 위해 부당한 지시를 거부하였고 26일 보안사로 압송되어 고문받고. 30여 년 공직생활을 불명예스럽게 마감을 해야 했습니다. 이에 정부 어느 기관에서도 안 국장 명예회복을 받아주지 않아 1992년 광주시청에 5.18 관련 피해자 신청을 접수하게 된 것입니다.
◇ 황 - 피해자 신청을 하셨고. 그리고 이후에 피해자 신청에 따라서 일정 부분 보상금을 받으셨던 거네요.
◆ 안 - 네.
◇ 황 - 그런데 왜 그 보상금을 규정에 의해서 지급이 됐을 텐데 다시 반환해달라고 광주시가 요구하는 겁니까?
◆ 안 - 광주시에서 92년부터 2년간 행정심의로 830만 원을 생활지원금이 강제구금 보상금으로 지급을 받았습니다. 이에 너무 어이가 없어 고등법원에 광주시청을 상대로 이것이 부당하다고 소송을 하여 1997년 재판에서 순직의 근거도 인정받았고. 그러나 단순 5.18 관련 사망자로만 인정받아 사망자 생활지원금 7000만 원하고 위로금 명목으로 2100만 원을 받았습니다. 순직으로써 인정을 받지 못했습니다.
◇ 황 - 그래서 처음에 830만 원 받으시고 한 9000만 원 되는 돈을 다시 받으셨는데. 그럼 광주시가 지금 돌려달라고 이야기하는 돈이 지금 얼마입니까? 이 9000만 원에 대해서 다 돌려달라는 건가요?
◆ 안 - 네.
◇ 황 - 그 이유는 어디 있습니까?
◆ 안 - 그런데 저희가.
◇ 황 – 지금 이중지급이라고 이야기하던데요. 저희가 잠깐 정리를 해 보니까 그 이후에 경찰로서 근무하신 부분들이 인정이 돼서 또 경찰 공무원으로서 지위를 다시 획득하시고 그 과정에서 5.18 유공자로서 돈을 지급받고. 또 경찰로서 나중에 보훈대상으로 지급받는. 그것이 행정적으로 이중지급이기 때문에 광주시에서 지급했던 것은 다시 돌려달라, 광주시가 그렇게 요구하고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렇죠?
◆ 안 - 네. 그런데 97년 재판으로 받은 돈은 아버님의 8년간 치료비, 요양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었고요. 이중보상은 2005년부터 준 거는 아버님 순직 심사 신청일을 기준으로 지급하는 유족급여는 그건 당연히 자기가 원래 받는 거기 때문에 거기에서 얘기하는 과도한 보상이라고 이야기하는 이중보상하고 상관이 없는 것 같고. 유족을 압박하는 것은 부당하다 생각됩니다.
◇ 황 - 선생님. 일단 관련해서 재판을 하셨는데 재판에서는 지셨어요, 그렇죠?
◆ 안 - 네. 모든 거에 졌습니다.
◇ 황 - 결국은 이중지급 때 행정절차의 문제는 없다. 광주시가 지금 반환을 요구하는 것은 행정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법원에서 인정한 것 같은데. 그런데 저희가 생각해 봐야 할 것은 선생님과 함께 행정절차의 문제가 아니고 그 엄혹한 순간에 국민과 시민을 위한 결정을 내린 분의 가족에게 이런 상처와 아픔을 주는 건 조금 가혹하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안 - 국민을 지키고 순직한 유족이 왜 불이익을 당해야 합니까 하고 제가 청원을 냈습니다.
◇ 황 - 청와대에 국민청원도 내신 상태시죠?
◆ 안 - 네. 그런데 그 제목으로 내고. 지나간 과정을 보면 그 당시에도 개인의 안위와 영달을 위해 양심을 버린 공직자는 어떠한 불이익이나 처벌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왜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공직자의 명예를 목숨 걸고 지킨 공직자는 여러 가지 불이익과 처벌을 받아야만 합니까? 정부가 유족을 지켜줘야 하는데 도리어 유족이 우리를 지켜야 합니다.
◇ 황 - 그래서 하나 여쭈어보고 싶은 게요. 아버님께서 그렇게 보직해임 당하시고 고문받고. 80년부터 88년. 돌아가실 때까지 아픔을 삭히실 때 가족들로서는 그런 부분도 좀 있으셨을 것 같아요. 혹시 아버님이 이렇게 정의로운 선택을 하실 게 아니고 신군부의 지시에 따랐다면 개인적으로 좀 더 높은 지위에 오르기도 하고 집안 자체도 경제적으로 더 행복했을 텐데 하면서 어린 시절에 아버지에 대한 원망, 이런 것도 있으셨을 텐데. 그러지는 않으셨어요?
◆ 안 - 사실 어렸을 때는 몇 번 그런 생각도 해 봤습니다. 그런데 계속 이게 길어지고 아버님에 대해서 더 알아보니까 그런 원망은 없어졌는데. 아버님에 대한 원망보다는 정부와 광주시에 대한 원망이 큽니다.
◇ 황 - 바로 그런 부분들이 저희들이 고민하고 아픈 부분인데요. 그래서 선생님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부분인데. 단순히 행정절차상의 문제, 행정만 이야기할 것이 아니고 좀 더 본질적인 부분. 그분이 우리 광주를 위해서 어떤 일을 했는가에 대해서 고민을 좀 해야 할 것 같고. 그 차원에 대해서 유족들에 대한 저희들의 행동이랄지 이런 부분 얘기를 해야 될 것 같은데 너무나 행정 편의주의로 광주시가 접근한다는 아쉬움도 좀 듭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 하실 말씀 있으시면 좀 해 주시죠.
◆ 안 - 아버님의 강제 해직과 사망은 모두가 정부에 과실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 과실을 인정해서 2005년에 순직으로 인정을 해 주셨습니다. 그랬으면 정부의 과실이기 때문에 1980년 강제 해직 전부터 어머니에게 유족급여를 2005년부터 제시를 했는데. 저희가 손해를 안 보려면, 당당하게 요구하려면 그러면 정부의 잘못으로 80년부터 아버님의 급여라든지 아버님의 연금 등을 지불해 주시고. 그러면 정부에서 자꾸 이중보상이라고 하니 그걸 받아서 광주시로부터 받은 돈은 반납하겠다.
◇ 황 - 반납하겠다, 이 말씀이시죠? 그게 지금 국민청원, 청와대에 올리신 국민청원에 담겨있는 내용이지 않습니까?
◆ 안 - 네.
◇ 황 - 이 문제를 단순히 저희들이 다시 한 번 이야기를 하지만 행정적 절차의 문제로 볼 것이 아니고 정말 우리 사회가 이렇게 행동하신 분들 국민을 먼저 위한 분들에 대해서 가져야 할 행동과 양식의 문제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어떻게 이 문제가 해결되는 게 가장 적절하다고 보시는지 한 말씀해 주시죠.
◆ 안 - 제가 좀 전에 말씀드린 대로 정부에서는 저희한테 지불해야 할 건 지불하고. 저희는 이제 이중보상, 과도한 이중보상을 했다니.
◇ 황 - 광주시가 그걸 가지고 다시 반환을 하시고 이런 절차를 가져가기를 원한다는 말씀이시네요?
◆ 안 - 네.
◇ 황 - 그런데 그런 절차이기 이전에 광주시가 가족에게 이중보상을 반환하라고, 이중보상이니 반환하라고 요구하는 것 자체에 대해서 본질적으로 우리 광주 시민들이 좀 더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고요. 내일 선생님, 이 문제를 가지고 광주시와 저희들이 인터뷰를 하기로 되어 있습니다. 광주시에게 어떤 질문을 해 주기를 바라시나요?
◆ 안 - 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광주시에서 지금 38년 동안 저희들한테 자발적으로 해 준 것은 작년 순직경찰 행사 때 제게 조화를 하나 보내주셨습니다. 그게 38년간 받은 유일한 것이고. 그리고 그동안 아버님에 대한 위로의 전화는 한 번도 없었고. 그동안 전화하고 우편물 온 거는 이중보상했으니 그걸 반납하라, 그 정도입니다.
◇ 황 - 가족에게 위로가 아닌 상처를 더 드렸네요.
◆ 안 - 네, 배신감도 많이 들고요.
◇ 황 - 그 부분에 대해서 저희들이 광주시에 또 질의를 하고요. 그거에 대한 답을 듣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이렇게 인터뷰 응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 안 – 한 말씀만 잠깐 드리겠습니다. 제가 이제 느낀 걸 말씀드리겠습니다. 국민과 정부는 공직자를 감시해야 합니다. 그리고 바른 일을 하다 곤경에 처한 공직자는 국민과 정부가 지켜줘야 합니다. 그래야만 공직자가 바로 설 수 있고 공직자가 바로 서야 국민이 편하게 살 수 있습니다.
◇ 황 - 네, 하신 말씀 마음에 새기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안 - 네, 감사합니다.
◇ 황 - 지금까지 고 안병하 전 치안감의 아들 안호재 씨와 함께했는데요. 관련해 광주시 입장은 내일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광주시는 여기에 대해서 어떻게 이야기하는지 내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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