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MBC 라디오칼럼

광주MBC 라디오칼럼

07시 55분

다시듣기

희망의 촛불_강용 학사농장 대표_라디오칼럼_20171227

■ 방송시간 월요일 - 금요일 AM 08:53-
■ 기획 윤행석
■ 연출 황동현
■ 작가 박현주
■ 12월 27일 수요일
■ 강용 학사농장 대표

■ 희망의 촛불

◆ 강용 학사농장 대표 - 지난여름, 서울 신도시에 유기농 관련된 조그만 매장을 열었습니다. 지방에서 사업을 하는 소상공인들이 물가와 임대료가 매우 비싸고 또 생활 패턴이나 문화가 약간은 다른 서울에 매장을 오픈하는 것이 사실 걱정도 되고 겁이 나기도 했습니다.
매장을 오픈하고 얼마 뒤 건너편 앞집에 빵집이 하나 생겼습니다. 제법 손님이 줄도 서고 좀 되는가싶더니 얼마지 않아 제 매장 옆에 또 하나의 빵집이 들어서고, 채 한달도 되지 않아 근처에 또 다른 빵집이 들어섰습니다. 결국 눈에 보이는 세집 그리고 보이지 않는 근처의 또 다른 빵집들이 전부 힘들어 합니다.
빵집 옆에는 칼국수 집이 생겼습니다. 얼마 뒤 그 옆에 우동집이 생겼고 몇일전에는 길 건너에 수입 쌀국수집이 생겼습니다. 한집이 좀 된다 싶더니 지금은 다들 힘들어합니다. 안경점도 카페도 모두 사정이 비슷합니다. 엄동설한에 특히 임대료가 비싼 이곳에서 어떻게 버텨낼지, 엄동설한을 버텨낸들 봄이 과연 그들에게도 봄처럼 올 것인지.. 같은 걱정의 마음으로 사방을 둘러봅니다
TV에서는 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 등 눈앞에 성큼 다가온 SF의 세상이 매일 보여지지만, 일반인들은 떡볶이 칼국수 치킨 김밥집 카페 등을 더 선택하며 살아갑니다. 그들 중에는 노점상으로 출발하였거나, 은행원이나 대기업 출신도 있을 것이고, 청년 창업자나 여성 창업자 등 다양한 사람이 꿈꾸던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고 싶어 창업을 선택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공사가 끝나 막상 오픈을 하고나면 초보자든 경험자든 피부에 와 닿는 요즘의 차디찬 경기에 다들 꿈꾸던 자신들을 탓하며 후회하기도 합니다.
삼남매를 키우려고 남은 재산 다 털어 커피숖을 차렸다는 근처 가게 아주머니는, 달랑 하루 윌세도 되지 않는 매출에 하소연하며 눈물을 흘립니다.
이것이 요즘 주변을 보고 제가 느낀 서민들의 살아가는 모습입니다.
정의를 위해서 촛불을 들었던 사람들이 지금은
자신과 가정을 위한 생존을 위해서 촛불 앞에서 기도를 하고 있습니다.
사업의 성패는 당연히 각자의 능력과 잘못이 가장 큰 것이겠지만,
무신년 새해에는 사람들이 희망의 촛불을 켤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 진행자 - 학사농장 강용 대표였습니다. 강용 대표는 농민과 소비자가 함께 하는 학사농장 유기농 농협 협동조합을 이끌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해 주세요.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