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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1일 “ 화무십일홍” <정희남 대담미술관장>
화무십일홍의 뜻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① 열흘 이상 붉은 꽃이 없다.
② 한번 성하면 반드시 쇠함을 비유한 말.
③ 젊음, 권력, 영화 등이 한때에 불과하다.로 확장됩니다.
알프스 소녀 하이디에서 “석양의 붉은 노을이 그토록 아름다운 이유는 산과 들과 강에게 내일 또다시 만나지는 약속의 표시로 자신의 가장 아름다운 뒷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2025년 단풍은 인생에 단 한 번밖에 없습니다. 바쁘다는 이유로 미뤄둔다면 다시는 오지 않을 그 가을의 단풍을 놓치게 되는 것입니다. 하루쯤 비워두고 홀연히 그 단풍으로 들어가 보는 것도 자연에 대한 예의요, 나에 대한 자기성찰일 수도 있습니다.
온갖 나무의 풀들이 자신의 색깔로 물들고 자신의 위치만 한 크기로 성장하고, 자신의 생명만큼 유지하다 홀연히 사라집니다. 누구와 비교하지 않고 서로서로 자신의 높이만큼, 성향만큼 자라서 자신의 빛을 발산합니다. 자연의 생태계를 유심히 들여다보며 자연은 우리들의 스승이라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얼마만큼 소리 내고 얼마만큼 양보하고 얼마만큼 역할을 하는 것이 최상인가? 오늘도 자문해 봅니다.
‘일이 잘 풀리고 정상이다.’ 싶을 때는 겸손과 준비를, 하는 일마다 꼬이고 힘이 들 때면 희망과 긍정의 기다림을 갖는 것도 또 하나의 지혜가 될 수 있습니다. 화무십일홍을 통해 그 또한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배운다면, 오늘 하루가 더욱 가치있게 되지 않을까요?
복효근 시인의 ‘무덤’
“더 이상 덤이 없는 곳” 그러니까 이 세상은 덤이라는 뜻입니다. 실패는 성장의 덤이고 휴식은 재충전의 덤이라고 합니다. ‘쉼표’는 잠시 멈추지만 흐름을 유지하며 잠시 쉬면서 다음 행보를 준비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아무리 쓸쓸해도 지금 가장 소중한 덤은 누리고 있다고 생각해 보면 어떨까 합니다. 당신이야말로 사랑스럽고 영광스러운 자연의 귀한 벗이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