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MBC 라디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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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9일 “삼중전환의 시대” <이용빈 경기복지재단 대표이사>

 안녕하십니까, 청취자 여러분. 이용빈입니다. 우리는 지금 단순한 변화가 아니라, 우리 삶을 송두리째 뒤집어 놓을 거센 쓰나미와 같은 삼중전환의 시대를 관통하고 있습니다.

 

 첫째, AI와 로봇공학으로 상징되는 기술 혁신의 대전환입니다. 둘째, 초고령화와 인구 감소가 이끄는 인구 구조의 대전환입니다. 그리고 셋째, 인류 생존을 위협하는 기후위기와 지속 가능한 사회로의 대전환입니다.

 

 이 세 개의 거대한 파도가 동시에 밀려드는 격랑 속에서, 우리의 삶과 인생 지도는 변화를 강요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삼중전환의 시대 앞에서 우리 모두에게는 더욱 명확하고 흔들림 없는 원칙이 필요합니다. 낯선 환경과 예상치 못한 어려움 속에서 제가 붙잡은 하나의 원칙은 바로 '사인여천(事人如天)'의 철학입니다.

 

 사인여천, 곧 사람을 하늘처럼 섬기라는 것은 모든 인간을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대하라는 가르침입니다. 이는 사람을 도구가 아니라 그 무엇보다 존엄한 존재로 대하라는 명령과도 같습니다. 저는 이 철학을 통해 우리 삶이 그 어떤 파도에도 휩쓸리지 않도록 단단히 고정하는 “닻”을 내리고자 합니다. 시간적으로는 변화무쌍하게 흔들리는 삶에 “초심”이라는 닻을 내려 지나온 삶의 원칙을 잊지 않는 것이고, 공간적으로는 변화에 가장 취약한 이웃의 자리에 '나의 시선과 실천'을 묶어두는 것입니다.

 

 저를 바로 세운 이 하나의 원칙은 화려한 명예나 복잡한 지식이 아니었습니다. 오직 나의 모든 경험과 능력을 가장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쓰겠다는 단순하고 확고한 헌신의 약속이었습니다. 정치가 누군가의 힘이 되어줘야 한다면, 가장 약한 사람들의 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은 저의 흔들림 없는 원칙입니다. 

 

 과거 스타트업의 기술 탈취를 통해 성과를 가로채려 했던 대기업의 횡포에 맞서, 젊은 벤처기업의 권리를 지켜주기 위해 싸웠고 결국 승리했던 기억이 납니다. 다수의 박수갈채를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누구도 주목하지 않는 그 소수의 삶에 “공정”이라는 닻을 내려주는 것이야말로 사인여천의 실천이었습니다. 저는 다소 늦어지더라도 소수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는 길을 선택했고, 그 과정을 통해 이 원칙을 온전히 제 것으로 만들 수 있었습니다. 

 

 거대 기업 앞에서 떨고 있던 청년 사장을 지키려 했던 그때의 마음은, 기후 재난 앞에서 떨고 있는 우리 이웃을 지키려는 지금의 마음으로 이어졌습니다. 경기복지재단의 대표로서, 특히 기후변화의 고통을 가장 먼저 겪는 취약한 이웃들에게 흔들림 없는 사인여천의 닻줄을 내려주는 일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의 삶에도 삼중전환의 파도는 거침없이 밀려올 것입니다. 그때 파도와 함께 흔들리기보다, 내 안의 “하나의 원칙”에 닻을 내리시기 바랍니다. 그 닻이 여러분의 삶을 바로 세우고, 비로소 세상을 맑고 명료하게 바라볼 힘, 내 옆의 사람을 하늘처럼 귀하게 여기는 힘을 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