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MBC 라디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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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월 6일 ““AI 실증도시 광주, 세계의 도시들에서 배우는 미래방향”” <이경주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장>

 우리는 하루에도 수십 번 ‘인공지능, AI’라는 단어를 듣고 살아갑니다. 하지만 이 기술이 정말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꾸는지 실감나게 체험해 본 시민은 아직 많지 않으실 텐데요. 그래서 오늘은 AI가 이미 도시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세계 세 도시의 사례를 통해 살펴보고, 광주가 나아갈 방향을 함께 상상해보려고 합니다.

 

 먼저 북유럽의 작은 나라, 에스토니아의 수도 탈린입니다. 인구 45만 명의 소도시지만 전 세계에서 가장 디지털화에 성공한 도시로 꼽히죠. AI 기반 전자정부 덕분에 세금 신고는 3분이면 끝나고, 병원 예약이나 투표도 스마트폰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탈린이 시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었던 비결은 투명한 ‘데이터 주권’ 시스템입니다. 시민은 ‘엑스로드(X-Road)’라는 시스템을 통해 누가, 언제, 어떤 이유로 자신의 정보를 조회했는지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병원이 내 건강정보를 열람했는지, 경찰이 내 주민등록 정보를 확인했는지 모두 직접 볼 수 있고, 부당하면 바로 이의제기도 가능합니다. 기술보다 먼저 신뢰를 설계한 도시, 그것이 탈린입니다.

 

 두 번째 도시는 중국 심천입니다. 40년 전 작은 어촌이었던 심천은 지금은 인구 1,700만의 거대 기술도시가 되었는데요. 그 성장의 중심에는 ‘실증’이 있습니다. 자율주행 택시, 무인 배송 로봇, AI 교통 신호 등이 도심 속에서 실제 운영되는 도시, 즉 AI 기술이 ‘연구’가 아니라 ‘생활 문제 해결’에 직접 투입되는 도시가 심천입니다. 

 

 세 번째 도시는 일본 우븐 시티(Woven City)입니다. 도요타가 후지산 자락에 건설 중인 미래 실험도시로, 도시 전체가 AI와 로봇 기술의 테스트 플랫폼입니다. 우븐 시티는 기존 도시처럼 완성된 구조에 기술을 얹는 방식이 아니라, 처음부터 건물·도로·생활 동선 모두를 AI가 작동하기 가장 좋은 환경으로 설계했습니다. ‘기술을 위한 도시가 아니라, 기술과 사람이 공존할 도시를 만드는 거대한 실험실’이 바로 우븐 시티입니다.

 

 이 세 도시는 공통의 메시지를 던집니다. “AI는 기술이 아니라 시민의 일상을 바꾸는 힘이다.” 탈린은 더 편리한 행정, 심천은 교통과 물류의 혁신, 우븐 시티는 안전하고 품격 있는 삶에 기술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광주는 어떤 길을 선택해야 할까요? 광주는 2020년 AI 중심도시를 선언했고, 2026년부터는 로봇 자율 주행차 200대가 광주 도심 곳곳을 누비는 AI 모빌리티 도시로 나아갑니다. 또 광주 복합쇼핑몰은 단순히 유통시설이 아니라, AI 기술을 실증하고 서울 등 대도시에 적용하는 테스트베드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광주에서 먼저 실증하고, 서울에서 적용한다’는 흐름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AI 시대는 이제 학습의 시대에서 ‘추론·실증의 시대’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기술이 현장에서 작동해야 진짜 경쟁력이 됩니다. 광주는 도시 전체가 실증 무대가 될 수 있는 드문 기회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의 열린 태도입니다. 새로운 서비스가 도입되면 낯설기도 하고, 과정에서 불편함도 생길 수 있습니다. 중국 홍차오에서 외국인에게도 하루 만에 운전면허를 발급하는 이유 역시, 도시 전체가 실험을 받아들이는 ‘수용성’이 경쟁력이 되는 시대이기 때문입니다.

 

 광주가 앞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실증도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술과 행정, 기업뿐 아니라 시민의 이해와 참여, 그리고 변화를 함께 만들어가려는 공동체적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AI는 우리 삶을 바꿀 다음 주인공입니다. 그리고 그 변화가 광주에서 어떻게 자리 잡을지는 우리가 어떤 마음으로 기술을 맞이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입니다.

 

 다음 시간에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광주가 어떤 도시적 조건을 갖추고 있으며 특히 시민의 역할이 왜 가장 핵심적인 요소인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