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MBC 라디오칼럼

광주MBC 라디오칼럼

11시 00분

칼럼 전문 보기

2026년 1월 7일 “자기애와 이기심: 사랑의 출발점은 자기애다” <허승준 광주교육대학교 총장>

 많은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아끼고 돌보는 것을 이기적이라고 오해합니다. 또는 타인을 고려하지 않고 자신만 위하는 것을 자기애로 착각합니다. 자기애는 ‘자기 존중을 기반으로 한 책임 있는 자기 배려’인 반면, 이기심은 ‘타인의 이익과 권리를 침해하면서까지 자기 이익을 우선하는 태도’입니다. 

 

 자기애는 말 그대로 ‘자기를 사랑하는 마음’입니다. 여기에서 사랑은 자신의 한계와 결함까지도 인정하며 존중하는 마음을 포함합니다. 반면 이기심은 자신의 이익을 최우선에 두고, 그 과정에서 타인의 권리나 감정을 고려하지 않는 마음입니다. 심리학적으로 자기애는 안정된 자존감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은 타인의 평가에 흔들리지 않으며, 동시에 타인을 존중할 수 있습니다. 이기적인 사람은 겉으로는 자기 확신이 강해 보일 수 있으나, 실제로는 불안정한 자아를 방어하기 위해 타인을 도구화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 직장인이 있습니다. 그는 야근과 과중한 업무로 지쳐 있지만, 동료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합니다. 결국 스트레스와 짜증이 늘어나 소진 상태에 이르게 됩니다. 이 사람은 이기적이지는 않지만, 자기애가 부족한 상태입니다. 

 

 다른 사례로, 자신의 성과만 강조하며 동료의 기여를 무시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는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불안을 감추기 위해 타인을 억누르고 있습니다. 이것이 이기심입니다. 자기애는 ‘지금은 어렵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입니다. 이기심은 ‘나만 중요하다’고 말하는 태도입니다.

 

 자기애가 부족한 사회에서는 두 가지 극단이 나타납니다. 하나는 자기희생을 미덕으로 강요하는 문화입니다. ‘나를 버리고 타인을 사랑하라’는 말을 쉽게 합니다. 그러나 자기애 없는 사랑은 오래 지속되기 어렵습니다. 자기 자신을 돌보지 못하는 사람은 결국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타인에게 의존하거나 , 과도한 기대를 하게 됩니다. 그 기대가 충족되지 않을 때 실망은 분노로 바뀝니다. 진정한 사랑은 자신과 타인 사이에 건강한 경계를 세울 수 있을 때 가능합니다. 이 경계를 가능하게 하는 힘이 바로 자기애입니다.

 

 다른 하나는 과도한 경쟁과 비교입니다. 자기애는 “나는 존재 자체로 존중받을 가치가 있다”는 확신에 기반합니다. 그러나 경쟁과 비교가 일상화되면, 성공할 때에만 또는 타인보다 우월할 때에만 자신을 긍정하게 되고, 그렇지 않으면 자신을 부정하게 됨으로써 건강한 자기애를 형성하지 못하게 됩니다. 타인의 성공이 곧 나의 실패로 느껴지고, 그 결과 타인의 성공을 축하하지 못하고, 타인의 실패에 안심하는 이기적 태도가 강화됩니다. 

 

 자기애를 실천할 때 가장 두려운 것은 ‘이기적으로 보이지 않을까’라는 걱정입니다. 그러나 명확한 의사 표현, 권리 주장, 도움 요청은 이기심이 아닙니다. 자기애는 타인에게 설명 가능한 선택을 가능하게 합니다. 그러나 이기심은 설명을 회피합니다.

 

 자기애는 모든 사랑의 출발점입니다. 나를 사랑할 수 있을 때, 타인도 사랑할 수 있습니다. 나를 미워하면서 타인을 사랑하는 것은 지속 가능하지 않습니다. 비행기에서 산소 마스크를 먼저 자신에게 착용하는 것은 이기심이 아닙니다. 자기 생존을 건너뛰면 타인을 도울 능력도 사라집니다. 

 

 오늘 이 시간이 여러분 각자의 삶에서 자기애를 다시 정의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자기애는 결코 이기심이 아닙니다. 오히려 더 깊고 넓은 사랑으로 나아가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선결 조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