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MBC 라디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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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4월 13일 “창의력이 춤추게 하라” <김 현 철 죽호학원 이사장>

 최근 흥미로운 기사를 하나 읽었습니다. 일론 머스크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를 지상에서 우주로 옮기는 구상을 내놓았다는 보도였습니다. 지구 위에서 갈수록 커지는 전력난과 냉각 비용 문제를, 우주라는 전혀 다른 공간에서 풀어보겠다는 발상입니다. 아직은 초기 구상 단계이고 기술적 난관도 적지 않지만, 익숙한 땅 위가 아니라 전혀 다른 좌표에서 문제를 바라보았다는 점만으로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창의적 발상이란, 정답을 빨리 찾는 능력보다 문제를 새롭게 정의하는 힘에서 시작된다는 사실 말입니다. 

 

 사실 우리 역사에도 그런 장면은 많았습니다.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은 노적봉에 볏짚을 쌓아 군량미처럼 보이게 하는 전술로 적을 속였습니다. 없는 병력과 부족한 자원을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여 전세를 바꾸려 했던 것입니다. 현대 산업사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습니다. 정주영 회장은 충남 서산 간척사업에서 폐유선박을 물막이 공사에 활용하는 발상을 통해, 모두가 어렵다고 보던 일을 현실로 만들었습니다.  창의력은 늘 화려한 수사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막힌 길 앞에서 전혀 다른 문을 찾아내는 힘으로 드러납니다.

 

 저는 과거 기업 CEO로 일하면서, 조직의 미래를 가르는 것은 지식의 총량이 아니라 발상의 방향이라는 사실을 자주 확인했습니다. 많이 안다고 해서 늘 새로운 답을 내놓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이미 알고 있는 방식에 너무 익숙한 사람이 변화를 늦추는 경우도 적지 않았습니다. 반대로 현장의 작은 불편을 유심히 보고, “왜 꼭 이렇게 해야 하지?”라고 질문하는 사람이 조직을 앞으로 밀어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창의력은 많이 배운다고 저절로 생기지 않습니다. 많이 외운다고, 남보다 한 문제 더 맞힌다고 생기는 능력도 아닙니다. 창의력은 질문에서 시작됩니다. 남들이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을 다시 묻는 힘, 익숙한 문제를 다르게 바라보는 시선, 실패를 감수하고도 새로운 방식을 시도해보는 용기에서 자랍니다.

 

 학교는 아이들에게 정답만 가르치는 곳이어서는 안 됩니다. 창의력이 춤출 수 있도록 무대를 내어주는 곳이어야 합니다. 틀릴까 봐 입을 다무는 교실이 아니라, 엉뚱한 질문도 존중받는 교실. 하나의 모범답안만 칭찬받는 수업이 아니라, 서로 다른 해석과 접근이 살아 있는 수업. 바로 그런 공간에서 아이들의 생각은 비로소 살아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앞으로의 시대는 모범답안을 빠르게 찾는 사람보다, 아직 이름 붙지 않은 문제를 발견하고, 남들이 보지 못한 연결을 만들어내는 사람을 필요로 합니다. 

 

 학교가 해야 할 일은 분명합니다. 아이들을 줄 세우는 데 익숙한 공간이 아니라, 아이들의 상상력과 질문과 도전을 지켜주는 공간이 되는 것. 창의력이 눈치 보지 않고, 마음껏 춤출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그때 비로소 교육은 점수를 넘어 미래를 준비하게 됩니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은 정답을 잘 찾는 학생이 아니라, 세상을 새롭게 바꾸는 인재로 자라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