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MBC 라디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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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4월 16일 “실패를 대하는 다른 시선, 시스템 사고” <백지환 광주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

 안녕하세요. 광주대학교 백지환입니다. 저는 광주대학교 기업가정신센터와 RISE사업단 ELL센터에서 청년들의 다양한 도전을 돕고 있습니다. 지난 시간에는 리빙랩을 통해 “도전이 혼자가 되지 않는 공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오늘은 그 연장선에서 조금 더 깊은 질문을 던져보려고 합니다.

 

 왜 우리는 같은 실패를 반복할까요? 이 질문 앞에서 우리는 흔히 스스로를 탓합니다. “내가 부족해서”, “내 선택이 틀려서”, “조금 더 잘했어야 했는데”

라고 말입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무언가 뜻대로 되지 않을 때마다 

그 이유를 제 안에서만 찾았습니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더 버텨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겪고 나서야 조금 다른 질문이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이 실패는 정말 나만의 문제였을까? 아니면, 내가 전체를 제대로 보지 못했던 걸까? 이렇게 시선을 넓히는 것을 우리는 시스템 사고라고 부릅니다. 문제를 하나의 사건으로 보지 않고, 그 뒤에 있는 흐름과 조건을 함께 보는 태도입니다.

 

 제가 학생들과 리빙랩 등 팀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비슷한 장면을 자주 봅니다. 열심히 준비했는데도 결과가 좋지 않았을 때 자책하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준비를 부족 했습니다.”“아이디어가 틀렸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조금만 더 들여다보면 다른 이유가 보입니다. 역할이 명확하지 않았거나, 의사결정이 늦어졌거나, 중간 점검 없이 계속 진행되었거나, 피드백을 구조적으로 받지 못했던 경우입니다. 문제는 개인의 능력이 아니라, 과정의 구조에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실패는 단순히 부족함의 결과가 아니라, 구조가 보내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실패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어디에 집중할 것인가입니다. 우리는 보통 “왜 실패했는가”에만 집중합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질문은 “지금 무엇을 봐야 하는가”입니다. 감정에 머무르면 실패는 상처가 되고, 원인만 좇으면 실패는 후회가 됩니다. 하지만 구조를 보기 시작하면 실패는 다음 선택을 위한 정보가 됩니다. 현장에서 반복되는 실패는 부족해서가 아니라, 구조가 바뀌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실패가 많을수록 더 강해져야 하는 것이 아니라, 더 잘 이해해야 한다. 혹시 지금 겪고 있는 어려움도 단순한 실패가 아니라, 어떤 흐름 속에서 반복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오늘은 질문을 조금 바꿔보셔도 좋겠습니다. “왜 나는 또 실패했을까?” 대신, “나는 지금 무엇을 놓치고 있을까?” 그 질문이 시작되는 순간, 우리는 같은 자리를 맴도는 대신 조금씩 방향을 바꿀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실패는 끝이 아니라, 다음 선택의 시작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