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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4월 22일 “당신의 요리에 그 이상의 맛을 원한다면 허브를~!” <손주영 청암대학교 호텔외식조리과 교수>
맛있는 요리에 향이 더해진다면, 그 요리는 얼마나 더 깊어질까요? 많은 셰프들이 마지막 순간까지도 맛을 끌어올리기 위해 선택하는 것이 바로 신선한 허브입니다. 탄탄한 기본 맛 위에 허브의 향이 더해지면, 익숙한 요리도 전혀 다른 차원의 특별함으로 완성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셰프들은 좋은 향을 찾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아끼지 않습니다.
봄이 되니 저 역시 계절의 기운을 느끼며 다양한 허브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중에서도 4월 중순, 짧은 시기에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허브가 있습니다. 바로 초피(제피) 잎입니다. 아주 여리고 부드러운 이 잎은 해산물 요리와 특히 잘 어울립니다. 샐러드나 구이, 찜에 살짝 더해주면 비린 맛을 잡아주고, 코끝에 스치는 신비로운 향이 머리를 맑게 하며 기분까지 상쾌하게 만들어 줍니다. 일본에서는 산초로, 중국에서는 마라 요리에 쓰이는 화자오의 열매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또 하나 소개하고 싶은 허브는 금전초, 또는 긴병꽃풀입니다. ‘호랑이 풀’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는데, 다친 호랑이가 이 풀 위에 누워 상처를 치유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작고 귀여운 식물이지만, 그 효능은 결코 작지 않습니다. 육류 요리에 조금만 더해도 항산화와 항균, 구충 작용 등 우리 몸에 유익한 성분을 더해줍니다.
이처럼 허브는 요리에 깊이를 더해주듯, 사람에게도 저마다의 향기가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살아오며 만났던 사람들 중에는 흔하지 않고, 쉽게 잊히지 않는 고유한 매력을 지닌 이들이 있습니다. 은은하지만 오래 기억에 남는 향처럼, 그 사람만의 분위기와 깊이가 느껴지는 경우죠. 문득, 나에게도 그런 향이 있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따뜻한 허브차 한 잔과 함께 스스로를 들여다보는 시간은 생각보다 큰 여유를 선물해 줍니다.
많은 분들이 좋아하는 오래된 팝송 ‘스카보로 페어’에도 허브가 등장합니다. 노래 속에서는 파슬리, 세이지, 로즈마리, 그리고 타임이 반복적으로 언급되는데, 그중 마지막에 나오는 타임, 즉 백리향은 특히 인상적입니다. 이름처럼 ‘백 리를 간다’는 의미를 지닌 이 허브는 향이 멀리까지 퍼질 만큼 깊고 은은한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서양에서도 허브가 일상과 요리 속에서 얼마나 사랑받는지 느낄 수 있는 대목입니다.
시간이 되신다면 가까운 가든 마켓에 들러 백리향 화분 하나를 들여보시는 건 어떨까요? 비교적 키우기 쉬우면서도 활용도가 높아, 주방 가까이에 두고 사용하기 좋습니다. 머리가 지끈할 때는 간단한 차로, 특별한 날에는 파스타나 고기, 해산물 요리에 더해보세요. 작은 잎 하나가 전해주는 향이 생각보다 큰 변화를 만들어냅니다.
백리향과 함께하는 시간은 요리를 넘어,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될 수 있습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추고, 작은 잎에서 퍼지는 향을 느끼며 나만의 힐링 타임을 가져보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