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MBC 라디오칼럼

광주MBC 라디오칼럼

11시 00분

칼럼 전문 보기

2026년 4월 29일 “어느 특별한 봄날” <정경도 MG광주새마을금고 이사장>

 안녕하십니까. 광주새마을금고 이사장 정경도입니다. 겨울의 긴 침묵을 깨고 마침내 화창한 봄날이 찾아왔습니다. 우리 주변엔 저마다의 빛깔을 뽐내며 만개한 꽃들이 가득하고, 대지에는 만물이 꿈틀대는 생동의 기운이 싹터 오릅니다. 이런 봄날에는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추억을 만들어 가는 봄나들이가 우리에겐 평범한 일상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따뜻한 봄 햇살조차 다른 사람에 도움으로만 가능한 ‘위대한 도전’이 되기도 합니다. 그 누군가는 바로 우리 곁의 장애인 분들입니다.

 

 오늘은 4월의 ‘장애인의 달’을 맞이하여,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 50여명을 모시고, 돌봄 종사자, 서구복지관, 서구청, 그리고 서구 아너스클럽 자원봉사자 회원 등 200여명과 함께 담양호 데크길을 거닐고 수변에서 작은 음악회을 개최하며 아주 특별한 봄나들이를 다녀온 감동을 전하고자 합니다. 함께 한 장애인 분들의 미소는 어떤 봄꽃보다 아름다웠고 따뜻한 봄을 나누러 간 자리였지만 오히려 그분들의 순수한 마음 덕분에, 제가 더 큰 위로를 받고 돌아온 소중한 시간이였습니다. 우리가 저마다 많은 욕심을 내며 더 많은 것을 바라면 힘들어 할 때 그분들이 바라는 것이 고작 햇볕이라는 것이 숙연함을 느끼게 합니다. 그리고 제가 아무리 힘들어도 불평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우리 모두는 저마다 다른 속도로 길을 걷고 꽃을 피웁니다. 걷는 속도가 조금 느릴지라도, 그 길 위에서 발견하는 풍경은 누구보다 깊고 따뜻할 것입니다. 세상의 모든 악기가 똑같은 소리를 낸다면 화음은 존재하지 않을 것입니다. 조금은 특별한 속도로 피는 꽃이지만 피어난 아름다움은 모두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마주한 현실은 여전히 차갑습니다. 휠체어를 탄 이들에게는 평범한 보도블록조차 거대한 장벽이 되고, 열악한 이동권과 사회적 문턱은 여전히 그들의 외출을 주저하게 만듭니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는 특별하다고 말하지 않고 그냥 일상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장애는 불가능을 뜻하는 벽이 아니라 세상과 소통하기 위해 넘어야 하는 조금 높은 '문턱'일 뿐입니다. 장애에 대한 편견의 벽을 허물고, 그 문턱을 낮추는 것은 당사자만의 몫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함께 손을 잡고 턱을 깎아내야 할 공동의 책임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혼자 가면 빨리 가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간다’는 말처럼, 보폭이 다르다고 해서 틀린 것이 아님을 인정하는데서 진정한 복지는 시작됩니다. 턱 높은 문턱 대신 따뜻한 손길이, 차가운 시선 대신 다정한 동행이 우리 사회의 당연한 풍경이 되길 바랍니다. 아울러 복지재단과 돌봄 종사자의 열악한 처우을 개선하지 않는 것도 또 다른 장애을 가하는 가혹한 상처가 될 것입니다. 국가는 돌봄 종사자들이 사명감을 지켜나갈 수 있도록 낮은 곳을 더 살펴봐야 할 것입니다. 광주새마을금고도 지역사회의 든든한 이웃으로서, 모든 이웃이 차별 없이 봄볕을 누릴 수 있는 세상을 향해 함께 걸어가겠습니다.

 

 오늘 여러분의 하루가 누군가의 도전이 되고 싶을만큼 눈부시게 빛나기를, 그리고 누군가에게는 삶을 버티게 하는 단 하나의 커다란 빛이 되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