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MBC 라디오칼럼

광주MBC 라디오칼럼

11시 00분

칼럼 전문 보기

2026년 6월 15일 “14초의 역습, '질문하는 인간'을 만드는 교육 대전환” <김춘식 동신대학교 에너지경영학과 교수>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동신대학교 김춘식입니다. 지난 시간, 저는 우리 아이들이 AI에 사유의 권한을 넘겨주며 스스로 퇴보하는 '자발적 가축화'와 '후천적 난독'의 위험성을 말씀드렸습니다. 98%의 아이들이 교과서를 읽고도 그 속뜻을 파악하지 못하는 이 지적 결핍의 시대, 과연 우리는 어떤 교육적 결단을 내려야 할까요? 오늘 그 해답으로 창의융합교육을 통한 교육 대전환을 제안하고자 합니다.

 

 먼저, 우리가 결코 잊어서는 안 될 숫자가 있습니다. 바로 14초입니다. 제 기억에 약 8년 전, 실천적 교육 사상가 조벽 교수는 인간이 30년 동안 배울 지식을 인공지능은 단 14초 만에 섭취한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그가 던진 14초의 화두는 2026년 오늘날 생성형 AI의 폭발적 진화와 함께 거부할 수 없는 현실이 되었습니다. 이는 더 이상 지식의 양이나 암기력으로 승부하는 교육은 종말을 고했음을 의미합니다. 이제 교육은 정보를 단순히 주입하는 깔때기가 아니라, 흩어진 정보를 분석하고 새로운 가치를 벼려내는 용광로가 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첫째, 학교 수업에서 발표 토론형 창의융합교육(CCEP)을 전면적으로 도입해야 합니다. 주제 선정부터 문헌 탐독, 소논문 작성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학생이 주도해야 합니다. 정답만 잘 고르는 기계가 아니라, 정답이 없는 막막한 문제 앞에서도 자신만의 논리적 해법을 당당히 제시하는 문해력의 근육을 키워줘야 합니다.

 

 둘째, 프로젝트 기반 학습(PBL)을 강화해야 합니다. 혼자서 차가운 AI 모니터와 대화하는 고립된 학습이 아니라, 친구들과 머리를 맞대고 협업하며 공감과 소통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타인의 아픔에 응답하고 우리 마을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능력은, 14초의 알고리즘이 결코 흉내 낼 수 없는 인간 고유의 고귀한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셋째, 인문과 과학기술을 넘나드는 융합적 사유가 필요합니다. 인공지능과 윤리, 과학기술과 생태처럼 서로 다른 분야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게 해야 합니다. 기술은 빛의 속도로 발전하지만, 그 기술을 어디에, 어떻게 쓸지 결정하는 것은 결국 역사와 철학을 품은 인간의 통찰력입니다.

 

 우리 아이들의 내일을 함께 고민하는 교육 공동체 여러분, 그리고 누구보다 간절한 마음으로 성장을 지켜보시는 학부모 여러분. 대한민국이 진정한 선진국으로 도약하려면, 이제 입시 중심의 낡은 경쟁 구조에서 과감히 탈피해야 합니다. 아이들에게 AI라는 지적 자판기를 누르는 법만 가르칠 것이 아니라, 그 속에 담긴 정보의 진위를 가려내고 비판적으로 해석하는 디지털 혹은 인공지능 리터러시를 심어주어야 합니다.

 

 조벽 교수가 던졌던 14초의 경고는 우리에게 두려움이 아닌 변화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독서와 사유, 그리고 뜨거운 토론의 끈을 놓지 않을 때, 우리 아이들은 기술의 부속품이 아닌 기술의 주인으로 당당히 설 것입니다. 창의융합교육은 단순히 공부법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한 시대적 소명입니다. 교육의 대전환, 이제 더 이상 늦출 수 없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