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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MBC 라디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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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5월 12일 "문화예술정책과 문화예술교육의 위기" <장용석 전남문화재단 이사>

 윤석열 정권이 막을 내렸습니다. 이제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여정을 다시 해야할 때입니다. 지난 3년은 우리 사회 전반에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국격이 실추되고 국민들의 삶은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정치, 경제, 외교, 사회 등 그야말로 총체적인 나라의 위기 상황입니다. 윤석열 정권은 그야말로 온 나라의 모든 곳을 피폐하게 만들었습니다. 

 

 문화예술분야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해 말 문화연대는 윤석열 정권의 문화정책 일곱가지 실정을 발표했습니다. 국가문화정책 비전 수립 실패, 일상화된 표현의 자유 침해, K-culture와 관광에 지나치게 편향된 문화사업, 문화체육관광부의 국정홍보부처 전락, 일방적이고 계획 없는 문화예산 삭감 등 문화재정을 김대중 정부 이전으로 되돌려 놓은 사상 최악의 문화재정을 펼쳤습니다. 윤석열 정권은 출범 이후 재정긴축이라는 정부 정책 기조를 문화체육관광부 예산에 반영하면서 콘텐츠, 관광 등 일부 사업에 예산이 집중되고 현장 중심의 예산은 대대적으로 삭감하면서 문화예술 현장은 극심한 혼란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2020년 코로나 19 이후 사실상 문화예술계가 나락에 떨어지고 예술인들의 생존 자체가 위협받고 있던 시기를 간신히 지나, 코로나 19가 완화돼 다시금 문화예술 활동을 모색해야하는 시기에 창작과 예술지원 등의 보조금 사업 축소 방식의 예산 삭감은 코로나 시기보다 더욱 예술인들의 삶을 어렵게 놓이게 했습니다.

 

 대규모의 예산삭감을 통하여 가장 어려움에 처한 분야는 문화예술교육 부문입니다. 특히 국민 문화예술 향유와 창의력 개발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예술강사지원사업 예산을 2년간 86% 삭감하여 사실상 학교 문화예술교육의 사망선고를 내렸습니다. 지난 2000년

학교예술강사지원사업은 국악강사풀제로 시작하여 2002년 연극강사풀제가 추가, 이후 영화, 무용, 만화 애니, 공예, 사진, 디자인 등 8개 분야로 확장되었습니다. 

 

 그로부터 예술강사는 26년의 세월동안 전국의 초중고등학교에서 예술교육의 현장을 지키는 일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20여년이 넘는 동안 예술강사들의 처우는 개선되지 않았습니다. 예술강사들의 연봉은 2024년 기준 대략 600여만원 정도, 실제 최저 임금 수준보다 못한 대우를 받고 일하고 있는 중입니다. 지난 2023년 학교예술강사지원사업은 국고 예산 547억원이었는데 그나마 2024년은 287억원으로 감축되었고, 올해는 80억원으로 그야말로 존폐위기에 몰려 있습니다. 윤석열 정권이 예산 삭감의 명분으로 내건 이유는,‘예술교육은 교육 분야이기에 교육부 사업이며 교육을 담당하는 지방교육청으로 이관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갑작스러운 정책에 각 지방교육청도 반대했습니다만. 이 정권은 반대에도 굴하지 않고 국고를 삭감하고 예술교육의 책임을 교육청에 떠넘겼습니다. 이에 각 교육청은 있는 힘껏 미비한 증액으로 견뎌내고 있는 중입니다. 

 

 이런 가운데 전국의 예술강사조합원들은 금년 6월에 들어설 새로운 정부에 예술강사의 처우개선과 예술교육 예산 증액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민주주의 국가의 공교육에서 민주시민을 위한 예술교육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며,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있는 예술 향유의 권리는 기본 권리이자 의무인 것입니다. 금년 6월 들어설 새로운 정부에 우리의 예술교육이 정상화되는 세상을 꿈꾸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