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MBC 라디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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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월 1일 “소원을 말해봐” <정희남 대담미술관장>

 2026년은 붉은 말의 해입니다. 붉은색은 열정과 따뜻한 행복, 사랑을 상징하고 말은 활력과 자유, 성공, 여행, 그리고 도전 정신을 의미합니다. 특히 2026년 붉은 말의 해는 1966년 이후 60년 만에 돌아오는 ‘합의 해운’이 있는 해입니다.

 

 “기회는 문이 열릴 때 잡아야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말은 길을 내는 동물입니다. 헤맴이 있어야 새 길도 생기고, 움직임이 있어야 운도 따르는 법입니다. 해묵은 흐름을 벗어나 새로운 각오와 희망으로 새 방향을 향해 힘차게 뛰어오르는 말의 해가 되시길 바랍니다.

 

 하지만 희망을 품고 꿈을 설정하고 소원을 비는 데에도 지혜와 구체적 요령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그 성취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습니다. 그림 그릴 때를 생각해보면 무작정 건물, 길, 나무, 하늘을 그리지는 않습니다. 그리기 전에 ‘내가 무엇을 가장 강조하고 싶은가’ 주제를 먼저 결정합니다. 건물을 강조하고 싶다면 첫 번째로 건물을 눈에 띄는 자리에 배치하고, 두 번째로 그 주변에 나무를 그리고, 세 번째로 길을 연결하고, 마지막으로 하늘을 그려 건물이 더 돋보이게 구성합니다.

 

 소원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엇보다 먼저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확실하고 구체적으로 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로 무엇이 필요한지, 그리고 그것이 왜 절실한지 분명하게 말하는 것입니다. “행복하게 해주세요”라는 소원은 하느님이나 부처님, 어떤 절대자라도 들어주고 싶어도 참으로 막연합니다. 결혼을 해야 행복한 건지, 어느 대학에 가야 행복한 건지, 사업을 해서 얼마를 벌어야 행복한 건지 알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소원은 구체적이고 정확할수록 좋습니다.

 

 소원이 정해졌다면 언제, 어떻게 빌어야 할까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자신만의 방법을 만들어 매일 잊지 않고 반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우연히 시계를 보다가 1시 11분을 보면 자연스럽게 소원이 떠올립니다. 2시 22분, 3시 33분, 4시 44분, 5시 55분, 11시 11분, 12시 12분처럼 숫자가 겹치는 순간마다 조용히 소원을 되뇌입니다. 보름달이 뜰 때, 감동할 만큼 아름다운 풍경을 볼 때, 또 너무 감사한 일이 생겼을 때도 소원을 다시 떠올립니다. 이렇게 반복하다 보면 소원이 점점 선명해지고, 그 소원을 향해 노력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래서인지 아직까지 이루어지지 않은 소원은 없습니다. 어쩌면 이룰 수 있는 소원만을 빌어왔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너무 허황되거나, 지금의 나와 너무 동떨어진 소원보다는 내 능력과 처지에 맞으면서도 더 절실하고, 더 유익하고, 나를 더 행복하게 만드는 소원을 선택하는 것. 그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특히 붉은 말의 해인 2026년은 평소 망설였던 열정과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기에 아주 좋은 기운을 품고 있습니다. 말이 가진 긍정적인 이미지처럼 여러분의 2026년이 밝고 활기찬 출발로 이어지길 바랍니다. 새로운 출발을 향해, 우리 모두 파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