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MBC 라디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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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7월 21일 “한반도는 거대한 압력솥, 두 겹의 폭염 이불을 파헤치다” <김문용 광주지방기상청 기상전문관>

 요즘 한낮에 밖을 나서는 순간, 숨이 턱 막히는 경험 다들 하고 계시죠? 공기가 참 묵직하고 끈적해서, 마치 커다란 비닐하우스 안에 갇힌 것만 같은 기분이 드실 겁니다. 불쾌지수도 덩달아 높아지는 요즘인데요. 사실 우리나라를 덮친 이 폭염은, 비유하자면 한여름에 두꺼운 솜이불을 무려 두 겹이나 덮고 있는 것과 같은 답답한 상황 때문에 발생합니다. 아래에서는 덥고 습한 기운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위에서는 뜨거운 공기가 우리를 무겁게 내리누르고 있거든요.

 

 자, 그럼 이 두 겹의 이불이 대체 무엇인지 하나씩 파헤쳐 보겠습니다.

 

 첫 번째 폭염의 주범은 '북태평양 고기압'입니다. 이 녀석을 우리 일상에 아주 쉽게 비유하자면, 방금 뜨거운 물에 적셔 짜낸 '뜨거운 물수건'과 같습니다. 그냥 온도만 뜨거운 게 아니라, 물기를 잔뜩 머금고 있다는 게 문제죠. 이 고기압이 우리나라를 넓게 덮으면 대기 중의 습도가 훅 올라갑니다. 본래 우리 몸은 더우면 땀을 흘리고, 그 땀이 마르면서 열을 식혀야 정상입니다. 그런데 주변 공기가 이미 습기로 꽉 차 있으니 땀이 증발하지 못하는 겁니다. 그래서 온도계에 찍힌 실제 기온보다도, 우리가 피부로 직접 느끼는 '체감 온도'가 훨씬 더 높고 불쾌하게 느껴지는 거죠.

 

 그런데 여기에 더 무서운 녀석이 가세했습니다. 바로 저 멀리 티베트 고원에서부터 넘어오는 '티베트 고기압'인데요. 이 녀석은 지상 가까이에 있는 게 아니라, 아주 높은 하늘 위에서 우리를 꾹꾹 눌러대고 있습니다. 마치 뜨거운 '다리미'나 밥솥의 뚜껑을 상상하시면 이해하기 쉬우실 겁니다.

 

 아래에서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끈적끈적한 습기를 쉴 새 없이 채우고 있는데, 그 위를 티베트 고기압이 뚜껑처럼 꽉 덮어버리는 겁니다. 그러면 어떻게 될까요? 지면에서 데워진 뜨거운 공기가 하늘 위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아래로 꽉 눌리게 됩니다. 그러면서 온도는 끝없이 올라가게 되죠. 기상학에서는 바로 이런 현상을 '열돔 현상'이라고 부릅니다. 말 그대로 한반도 전체가 커다란 가마솥이 되어버리는 겁니다. 열기가 도무지 빠져나갈 구멍이 없으니, 해가 지고 밤이 되어도 공기가 식지 않는 열대야가 계속 이어지는 것이죠.

 

 자, 이렇게 완벽하게 갇혀버린 '이중 찜통' 상태일 때는, 맞서 싸우려 하시면 절대 안 됩니다. 물을 자주 마셔주는 건 우리 몸이라는 기계에 냉각수를 보충하는 필수적인 일이고요, 하루 중 가장 더운 시간에 서늘한 그늘에서 쉬는 건, 과부하가 걸린 엔진을 잠시 끄고 휴식을 주는 일과 같습니다. 내 몸을 지키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죠.

 

 물론 이 폭염은 분명 견디기 힘든 불청객입니다. 하지만 자연의 섭리라는 게 참 신기합니다. 이토록 뜨거운 에너지가 있어야만 들판의 곡식이 단단하게 여물고, 우리가 먹는 여름 과일이 단맛을 듬뿍 품게 되니까요. 대자연이 부리는 이 뜨거운 고집을, 오늘 하루만큼은 조금만 여유로운 마음으로 이해해 주시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