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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7월 2일 “사이다 복수극 드라마에 열광하는 사회, 현실 교육의 차가운 성적표” <김 현 철 죽호학원 이사장>
최근 한 OTT 플랫폼에서 학교 폭력과 교권 침해를 강력하게 응징하는 이른바 ‘참교육’ 드라마가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드라마 속 주인공은 법의 테두리를 넘어 가해자들을 시원하게 벌하고, 시청자들은 이에 열광하며 ‘사이다’ 같은 카타르시스를 느낍니다.
하지만 드라마가 끝나고 화면이 어두워지면, 마음 한구석에는 씁쓸한 질문이 남습니다. 우리는 왜 이토록 현실에 없는 초법적인 판타지에 환호하는 걸까요?
역설적이게도 대중이 이 매운맛 응징에 열광하는 이유는 현실의 답답함 때문입니다. 현실의 법과 제도가 피해 학생을 온전히 보호하지 못하고, 무너지는 교권을 지켜주지 못 한다는 무력감이 우리를 드라마 속 환상으로 도피하게 만든 것입니다. 규칙을 지키는 사람만 바보가 되는 것 같은 현실, 교실 안의 갈등이 대화와 중재로 해결되지 않는 현실이 대중을 사이다 드라마로 내몰았습니다. 드라마의 흥행을 그저 일시적인 유행이나 오락으로만 소비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 교육 시스템이 대중에게 신뢰를 잃었다는 방증이자 ‘차가운 성적표’이기 때문입니다. 학교라는 공동체가 스스로 갈등을 해결하고 정의를 실현할 수 있다는 믿음이 깨졌음을 보여주는 서글픈 자화상인 셈입니다.
진정한 참교육은 드라마처럼 자극적인 폭력이나 단판 승부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아무리 현실이 답답하더라도, 우리가 끝까지 붙잡아야 할 교육의 본질은 결국 ‘회복’과 ‘성장’에 있습니다. 드라마는 가해자를 낙인찍고 쫓아내는 것으로 막을 내리지만, 현실의 학교는 그럴 수 없습니다. 잘못을 저지른 아이도, 상처 입은 아이도 결국 우리 사회에서 계속 살아가야 할 우리의 아이들이기 때문입니다. 진정한 교육은 단순히 격리하고 벌주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스스로 깨닫게 하는 ‘교화’의 과정을 포기하지 않는 것입니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이 또 하나 있습니다. 피해 학생에게 필요한 진정한 회복은 가해자가 똑같이 고통받는 모습을 보는 복수심의 충족이 아닙니다. 깨어진 일상을 되찾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안전함을 느끼며, 무너진 자존감을 회복하는 것입니다. 사이다 같은 응징은 순간의 카타르시스를 줄 뿐, 아이의 깊은 내면의 상처까지 치유해 주지는 못합니다.
결국 갈등을 억누르는 법적인 처벌이나 물리적인 힘은, 겉으로는 조용해 보일지 몰라도 불신과 원망이라는 불씨를 더 깊이 숨겨둘 뿐입니다. 서툴고 거친 아이들이 갈등을 마주했을 때, 폭력이 아닌 대화와 중재를 통해 문제를 해 결하고 서로의 관계를 복원하는 법을 배우는 것, 그것이 바로 학교라는 공동체가 존재하 는 진짜 이유입니다.
오늘 밤, 화면 속 시원한 복수극에 박수를 보내기 전에 잠시 멈추어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현실의 학교를 다시 신뢰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지금 어른들이 해야 할 성찰은 무엇인지 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