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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7월 2일 “호남에 100년 만에 찾아온 기회” <변길현 광주시립 하정웅미술관장>
안녕하세요. 큐레이터 변길현입니다. 최근 청와대에서 대한민국 대도약을 위한 '3대 메가 프로젝트'가 발표되었습니다. 그중 가장 큰 관심을 모은 것은 단연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였습니다. 이튿날 광주를 찾은 대통령은 이번 결정이 용수와 전력, 정주여건, 재생에너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경제적 판단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감동했던 대목은 따로 있었습니다. 대통령이 직접 오랫동안 호남이 겪어온 차별과 배제의 아픔을 언급하며, 이에 대한 '역사적·경제적 보상'을 천명했다는 점입니다. 대한민국 건국 이후 영호남의 격차는 갈수록 벌어졌고, 지역 인재들은 일자리를 찾아 고향을 떠나야만 했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발표는 단순한 산업 정책을 넘어, 호남에 찾아온 '100년 만의 기회'라고 확신합니다.
큐레이터가 왜 반도체 이야기를 하느냐고 물으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문화예술은 결코 홀로 피어나지 않습니다. 문화예술은 경제적 기반이 있어야만 꽃피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술가가 창작을 지속하고 문화 생태계가 건강해지려면 기업의 후원과 시민의 소비 여력이 필수적입니다.
그동안 광주는 '아시아문화중심도시'라는 미명 아래 수많은 예산과 노력을 쏟아부었습니다. 하지만 "우리 지역 예술가들이 지자체 보조금에 의존하지 않고, 시장 안에서 자생할 수 있는 생태계가 만들어졌는가?" 묻는다면 여전히 아쉬움이 남습니다. 자생력이 부족했던 건 예술가 개인의 탓이 아니라, 문화를 뒷받침할 지역의 경제적 토대가 약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번 반도체 클러스터는 문화예술계에도 중대한 전환점입니다. 산업이 들어와 좋은 일자리가 생기면 사람이 모이고, 교육·주거·교통이 함께 발전합니다. 경제가 살아야 청년이 남고, 청년이 남아야 비로소 문화도 살아납니다. 기업이 있어야 예술 후원이 가능하고, 시민의 삶이 풍족해져야 미술관과 공연장에도 발길이 이어집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님께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제안합니다. 이 기회를 절대 놓쳐서는 안 됩니다. 정부는 기반시설 조성을 5년 안에 마치겠다고 했지만, 우리의 입장에서는 더 빠르게 움직여야 합니다. 인허가부터 인력 양성까지 행정 역량을 총동원해, 늦어도 4년 안에는 기반 시설 조성을 완료하고 공장 착공식까지 이끌어내야 합니다.
이제 중요한 것은 발표가 아니라 실행이며, 계획이 아니라 속도입니다. 이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라는 거대한 기회를 놓쳐서는 안됩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이번 100년 만의 기회를 반드시 위대한 역사로 만들어주기를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