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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9월 3일 “반려동물의 간 수치가 알려준 건강검진의 중요성” <임민엽 수의사>
현대인들은 저마다 바쁜 일상을 살다 보면 딱히 아픈 곳도 없는데 굳이 정기적으로 검진을 꼭 받아야하나 하는 마음으로 건강검진을 미루곤 합니다. 하지만 질병은 종종 아무런 소리도 없이 서서히 찾아옵니다.
최근 저희 병원에 ‘봄이’라는 이름의 귀여운 아이가 찾아왔습니다. 처음에는 매년 실시하는 백신 보강접종을 위해 내원했던 길이었는데요. 접종 전 차근차근 문진을 진행하는데, 보호자 분께서 요즘 날씨가 좀 더워져서 그런지, 아이가 평소보다 활력이 조금 떨어지고 밥도 좀 적게 먹는 것 같다고 지나가듯 말씀하셨습니다.
곧 6살, 사람으로 따지면 40대 초반이 되어가는 봄이의 연령과 그동안 한번도 건강검진을 받아본 적이 없다는 보호자님의 말씀에 덥고 습한 여름 씨 때문일 수도 있지만 평상적인 일상과 다른 활력 및 식욕 저하는 몸의 이상 상태를 나타내줄 수 있는 임상증상임을 설명드리고 기본 혈액검사와 영상검사를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검사 결과, 겉으로는 큰 티가 나지 않았던 봄이의 몸속에서 간 수치가 크게 올라가 있고 방광염 증상과 고지혈증 소견이 함께 발견되었습니다.
만약 더워서 그랬겠지하고 무심히 넘겼다면, 증상이 한참 악화된 후에야 병원을 찾게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다행히 봄이는 조기에 발견한 덕분에 간 보호제와 항생제 치료 및 사료를 바꾸는 등 식이요법까지 차근차근 진행할 수 있었고, 한 달 뒤 다시 실시한 검사에서 간 수치도 정상을 되찾았습니다. 방광염 역시 깔끔하게 개선되어 지금은 예전처럼 밝고 건강한 모습을 되찾았죠. 물론 더 더워진 날씨에도 불구하고 식욕과 활력이 개선되었음에 보호자님은 얼굴에 웃음이 가득하셨습니다.
봄이의 사례를 보며, 사람이나 동물이나 정기적인 건강검진이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반려동물은 물론이고 우리 사람의 몸 역시 아주 깊은 병이 진행되기 전까지는 스스로 이상 신호를 명확히 내보내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그저 조금 올라간 피로도와 점점 들어가는 나이 탓을 하며 넘기는 사소한 변화 속에 뜻밖의 경고등이 켜져 있을지도 모릅니다.
건강할 때 챙기는 검진은 단순히 병을 찾는 과정이 아니라, 사랑하는 이들과 오래도록 건강하게 함께하기 위해 미리 준비하는 가장 따뜻한 보험입니다. 이제 맹렬하게 위세를 떨치던 폭염이 물러가며 서서히 선선해지는 계절이 오면 미뤄두었던 나 자신의 건강검진 표를 확인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그리고 곁에 있는 소중한 가족과 반려동물의 작은 변화에도 따뜻한 눈길을 한번 더 건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