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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7월 14일 “해남 미황사에서 배우는 보존의 품격” <정희남 대담미술관장>
지난 6월 20일, 미황사 대웅보전 해체수리 완공 기념 문화축제에 다녀왔습니다. 사찰건축물의 복원을 통해 우리시대가 국가유산의 가치와 전통문화정신을 다시 일깨우고 계승하자는 뜻을 담은 뜻깊은 자리였습니다.
해남 달마산 미황사는 신라 경덕왕 8년(749년)에 처음 지었다고 전해진다. 이후 조선 중기, 임진왜란으로 소실 후 선조 31년(1598년)에 다시 지었고 영조 30년(1754년) 중건, 중수되며 현재 보물로 지정된 건물들이 남아있습니다.
석가모니 불상을 모시고 있는 대웅전은 정면 3칸, 측면 3칸의 규모 팔작지붕 건물입니다. 주춧돌 가운데 정면 4개와 측면 2개에는 연꽃과 자라, 게 등을 조각한 돌을 사용하였으며, 나머지는 자연석을 썼습니다. 그리고 지붕 처마를 받치기 위해 장식하여 짠 구조가 기둥 위뿐 아니라 기둥 사이에도 배치한 다포 양식으로 꾸며졌고, 천장은 우물정자 형식으로 중앙에 범자를 새겨 놓았습니다.
특히 오랜 세월 지붕을 받치고 서 있는 기둥의 물결은 아름답는 말만으로는 부족했습니다. 향기가 묻어나는 주춧돌까지 옛 모습을 최대한 살려 보존하고 수리해 오늘에 이르게 해 주신 향문 주지스님께 깊은 감사의 마음이 밀려왔습니다. 향문 주지스님의 남다른 미의식과 가치관, 헌신이 없었더라면 지금과 같은 아름다운 모습은 결코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해체수리가 완료된 대웅보전 앞에 서니 무한한 시간의 흐름과 말없는 역사의 숨결이 고스란히 전해졌습니다. 오래전 이곳을 거닐었을 수많은 스님들의 모습과 각양각색의 고통과 소망, 기원으로 함께 했을 다양한 신도 또한 자연스럽게 떠올랐습니다.
누군가는 미황사 대웅보전을 바라보며 누군가는 ‘단청을 새로 했으면 좋았을텐데’, ‘이 부분도 교체했으면 좋았을 텐데’, ‘더 크게 복원했더라면 어땠을까’와 같은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오랜 시간 연구하고, 고민한 전문가의 안목을 믿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바라보는 것이 더 지혜로운 자세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더불어 사는 사회에서 불협화음이 생기는 이유도 결국은 각자의 고정관념과 선입견, 편견 때문일 것입니다. 생각의 창문을 바꿔보면 질문도 달라지고 인생도 달라질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