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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6일 “실패, 도전하는 사람에게 남은 흔적” <박진감 Youth-Side 대표>

 실패의 비용은 언제나 혼자 감당하는 것이 아닙니다. 나를 믿고 도와준 사람의 시간과 수고까지 함께 걸려 있을 때, 실패 뒤에는 손실보다 더 오래가는 미안함이 남습니다.

 

 제가 만난 두 번째 인터뷰이는 첫 사업에서 그런 경험을 했습니다. 시작은 조부모님이 직접 키운 사과를 온라인으로 판매해 돈도 벌고, 가족들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서였습니다. 상세페이지도 직접 만들어 스마트스토어에 상품을 등록하고, 또 포장상자를 이쁘게 제작한 뒤 조부모님께는 포장과 발송을 부탁드렸습니다.

 

 하지만 판매는 생각처럼 잘되지 않았습니다. 상품을 단순히 올리는 일과 낯선 사람이 그 상품을 구매하도록 만드는 일은 달랐습니다. 처음이라서 그런지 경험이 부족한 탓이었습니다. 왜 이 상품을 사야 하는지 고객을 설득하는 방법을 전혀 몰랐던 거죠. 지인들이 사주기는 했지만, 그 밖의 매출은 거의 없었습니다.

 

 그가 이 일을 실패로 기억하는 이유는 경제적인 손실 때문만은 아닙니다. 가족들을 당당하게 설득했던 모습이 부끄러웠고, 무엇보다 조부모님께 부탁드린 수고에도 보답하지 못한 부분이 컸다고 합니다. 나를 믿고 함께해 준 사람에게 미안함을 남긴 실패, 그에게는 그 마음이 더 크게 남았던 겁니다.

 

 어느새 “해보라”고 응원했던 가족들도 반응이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실패를 나무라지는 않았지만, 사업보다 취업을 준비하는 것이 어떻겠냐며 더 안정적인 길을 권한 것인데요. 그의 꿈을 가로막는 반대라기 보다는, 한 차례 부담을 함께 겪은 입장에서 모두가 더 큰 피해를 겪지 않길 바라는 우려였습니다.

 

 그렇게 가족의 바람대로 학교를 마치고 회사생활을 시작했습니다. 대학 시절에는 6년 동안 아르바이트도 쉬지 않고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직접 겪어보니 안정적인 만큼 선택의 여지와 시간의 자유가 적다는 현실이 답답하게 느껴졌습니다. 사업 체질이 아닌 것 같다는 말에 오기가 생긴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를 다시 움직인 것은 자신이 어떤 삶을 원하는지가 분명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는 다시 사업을 선택했습니다. 가족의 걱정은 여전했지만, 한 번의 실패가 자신의 가능성까지 결정하게 둘 수는 없었거든요.

 

 그는 과거를 돌아보며 실패를 도전하는 사람에게 남는 흔적으로 바라봤습니다. 실패가 반드시 성공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그 경험을 통해 다음 방향을 잡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첫 사업의 손실을 인정하면서도, 그 결과만으로 자신의 가능성까지 제한하지 않은 셈입니다.

 

 내 선택이 다른 사람에게도 영향을 미친다면, 책임의 굴레에서 쉽사리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한 번의 실패가 모든 선택을 닫아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무엇을 다르게 준비할지, 어디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 함께 부담을 질 사람의 생각은 어떤지까지 살피는 일. 실패를 딛고 일어선다는 것은 어쩌면 실패를 둘러싼 관계를 모두 살피는 과정일지도 모릅니다.

 

 한 번의 실패가 누군가의 도전을 멈추게 하는 이유가 되지 않기를, 대한민국의 실패문화가 가벼워지는 그날까지, ‘실패를 묻다’ 시리즈는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