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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기운이 퍼지면서
매화와 산수유가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다고 합니다.
아직은 흐드러질 정도는 아니라고 하는데
봄꽃 구경이 이르다면
이번 주말에 고흥으로 떠나보는 건 어떻습니까
◀END▶
좁다란 목을 뻗어 내리듯
아슬하게 육지와 붙어있지만
이내 커다란 고무풍선처럼
땅덩어리를 풀어놓는 반도, 고흥.
고흥에서 가장 높은 산은 608m의 팔영산입니다.
이 팔영산 아래 북서쪽 기슭에는
1500년 전에 아도화상이 세웠다는
능가사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창건 당시의 이름은 보현사였는데 정유재란 때 모두 불타버렸고, 인조 22년(1644) 정현대사가 절터에 새로 절을 세우고
불교의 발상지인 인도의 명산을
'능가’한다 라는 뜻의
능가사라고 이름을 바꾸었습니다.
능가사를 빠져나와 구불구불 해안선을 따라
바다 풍광을 바라보는 일은 정겹기만 합니다.
다도해의 점점이 떠있는 섬과 고깃배들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곳에
외나로도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외나로도는 80년 이상 된 삼나무와 편백나무
3만여 그루가 빽빽이 들어서
싱그런 봄기운을 만끽할 수 있는
삼림욕장으로도 빼어난 곳입니다.
검푸른 물결이 출렁이는 녹동항에서
겨우 400m 거리에 위치한 외딴 섬 소록도는
5분이면 배로 건널 수 있는 곳입니다.
소록도라는 이름은
'작은 사슴의 섬'이란 뜻입니다.
원래는 마주보고 있는 녹동의 지형이
사슴의 머리를 닮아
녹두 또는 녹도라고 하다가 녹동이 되었는데, 소록도라는 이름은
작은 녹도라는 뜻으로 붙여진 것입니다.
소록도를 한 동안 걷노라면
아름답게 정돈된 모습에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그러나 소록도는 눈물과 슬픔의 한이 배인
아픔의 섬이기도 합니다.
지금 소록도에는 자혜의원과
일제시대 때 나환자를 구금하고
끔찍한 수술들을 자행했던 감금실, 교도소 등이 슬픔을 간직한 채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잠시 소록도에 머물렀던 시인,
본인이 나환자이기도 했던
한하운의 시비에 새겨진 ?보리피리?를 읽노라면 절망과 고통 속에서도
맑고 아름다운 언어를 발산했던
그의 생명에 대한 염원이 진하게 묻어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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