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C▶
주인없는 가게 상상해보셨습니까?
상상속에나 있을 법한 이런 가게가
실제로 있는 마을이 있습니다.
매달 꼬박꼬박 이익이 날 정도로
장사도 잘된다고 합니다.
박용필 기잡니다.
◀END▶
◀VCR▶
마을 입구에 자리 잡은 조그만 가게
이 가게에는 주인이 없습니다.
주민들이 언제든 와서 필요한 물건을 가져가고 알아서 물건 값을 치르고 갑니다.
돈이 없을때는 외상도 가능합니다.
◀INT▶
"그냥 돈넣고 가져가면 돼"
4평 남짓한 작은 가게지만
어르신들이 자주 찾는 술과 담배부터
세제나 비누 등의 생필품,
꼬마들이 좋아하는 과자까지 없는게 없습니다.
언듯 보기에 장사가 제대로 될까 싶지만
매달 30만원씩의 이익이 남을 정도입니다.
이 이익금은 마을의 독거노인들을 돕는데 쓰고 있습니다.
◀INT▶
"살 한 포대씩 드린다"
s/u 가게가 외부에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이곳을 구경삼아 찾는 외부인도
부쩍 늘었습니다.
◀INT▶
"팀 단위로 왔다."
이 가게는 작년 초 마을 구판장이
운영 적자로 문을 닫는 바람에
주민들이 생필품을 구입하는데 어려움을 겪자 마을 이장 박충렬씨가
사비를 털어 마련했습니다.
◀INT▶
"노인분들이 4키로 떨어진 곳까지 물건 사러 가는게 안쓰러워서"
가게를 열고 나서
처음엔 우여곡절도 많았습니다.
노인들이 물건값을 잘못 계산해
돈이 비는가 하면
주인이 없다는 걸 알고
도둑이 들기도 했습니다.
◀INT▶
"150만원 어치 담배를 통째로 도둑 맞았을 때는 그만 둘까 생각했다"
하지만 격려 편지와 주변사람들의 위로로
가게를 계속 운영하기로 했고,
최근에는 자판기와 전기 설비를 지원해주는
기업체까지 생겨났습니다.
가게가 들어서서 좋아진 것은 무엇보다도
주민들 간에 믿음이 살아났다는 겁니다.
◀INT▶
"가게가 생긴 이후로는 다 문열어 놓고 산다"
주인이 없는 무인 가게이면서도
마을 사람 모두가 주인인 가게......
한 이장의 작은 시도에서 시작된 가게는
마을 공동체의
신뢰를 되살리는 것은 물론
불신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사회에도
무언의 교훈을 던져주고 있습니다.
엠비씨 뉴스 박용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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