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C▶
노숙자들이 모여 사는 곳에서 불이 나
4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습니다.
복지의 사각지대에서 일어난 참사였습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윤근수 기자(네)
질문) 그렇게 큰 불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상대적으로 인명 피해가 컸습니다.
왜 이렇게 피해가 컸습니까?
답)여러가지 원인들이 겹쳤습니다.
우선 모두가 잠든 새벽 시간에 불이 났고,
수용자들 가운데는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만큼 대피가 어려웠던 겁니다.
먼저, 오늘 사고가 어떻게 났는지...
정용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VCR▶
노숙자들이 살고 있는 조립식 건물이
뼈대만 남긴 채 완전히 불에 탔습니다
처참하게 부서진 건물 외벽은
화재 열기를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광주시 남구 송하동의
한 노숙자 수용시설에서 불이 난 시각은
오늘 새벽 2시 30분쯤.
건물 2층에서 잠을 자고 있던
70살 김 모씨 등 4명이
빠져나오지 못해 숨졌습니다
◀INT▶(노숙자)
"다 나온 줄 알았는데 안에 사람이 있었다"
또 59살 박모씨 등 3명이 중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S/U)"부상자들은 불길을 피하기 위해
다급한 나머지 건물 창문을 통해
2층에서 뛰어내리다 다리를 다쳤습니다"
불은 거실에서 시작돼
삽시간에 2층 전체로 번졌습니다
수용자 대부분이 나이가 많고 몸이 불편한데다
곤히 잠든 새벽 시간에 불이 나
사상자가 많았습니다
◀INT▶(소방서 관계자)
"삽시간에 번져 미처 대피하지 못했다"
경찰은 방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불이 난 직후 이 곳에서 생활하던
노숙자 39살 김 모씨가
자취를 감췄기 때문입니다
또 김씨가 술을 자주 마시며
다른 노숙자들과 마찰이 잦았던 점에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INT▶(노숙자)
"김씨가 술 자주 먹고, 버릇이 없었다"
경찰은 김씨가 자주 가는
공원이나 지하철 역 등을 중심으로
김씨의 행방을 쫓고 있습니다
엠비씨 뉴스 정용욱입니다 ◀END▶
============================================
질문)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사람들인데
화재 피해까지 입어서 걱정입니다.
그런데 불이 난 선교원은 어떤 곳입니까?
답)이 선교원은 한 교회가 운영하고 있습니다.
복지시설로도 인정받지 못한
일종의 자활 공동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오갈데 없는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었습니다.
이 소식은 박용필 기자가 보도합니다.
============================================
◀VCR▶
불이 난 선교원에서는 장애인과
형 집행 정지자, 노숙자 등
50여명이 모여 살고 있었습니다.
여기가 아니면 마땅히 갈 데도 없는 이들입니다
◀SYN▶원생
"가족들이 찾지도 않는 사람들이 온다"
이들이 생활하는 곳은
무허가의 조립식 가건물과
20여동의 컨테이너 박스였습니다.
국가나 자치단체의 지원도 없이
기초생활 보조금을
조금씩 모아 운영비를 댔습니다.
◀SYN▶구청
"시설로 볼수도 없는 곳이다"
제대로 된 소화 시설이 있을 리 없었고
그나마 있던 소화기 몇대는
불이 났을 때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었습니다.
◀SYN▶주민
"정신이 온전한 사람들이 없다. 가르쳐 줘도 모른다."
이러다보니 사고에 속수무책일 수 밖에 없습니다.
3년 전 이곳에서는 전 원장이
수용자들을 감금하거나 폭행하고,
생계비를 가로채는 등
원생들의 인권을 유린해 문제가 됐습니다.
그리고 3년 뒤...
여전히 관리 사각지대였던 이곳에선
어이없는 화재 참사가 났습니다.
엠비씨 뉴스 박용필입니다.
============================================
질문)3년 전에는 인권 유린이
문제가 됐다고 하는데 어떤 일이었습니까?
답)당시 이곳에서는 형 집행이 정지된
전과자들이 모여 살고 있었는데요.
전 원장이었던 장모씨가 한 나쁜 짓들 때문에
이 시설이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장씨는 원생들을 쇠사슬로 묶어
감금하고 폭행했는가 하면
원생들의 생계비 수억원을
가로채 쓰다가 적발돼 구속 수감됐었습니다.
장씨는 두달 전쯤 출소했다고 합니다.
한편 관할 구청인 광주 남구청은
숨진 노숙자들 가운데
유족이 확인된 한 사람은
유족들에게 시신을 인수하도록 하고,
나머지 세명에 대해서는
장례비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앵커)지금까지 윤근수 기자였습니다.
바로 이어서 한말씀 브릿지
Copyright © Gwangju Munhwa Broadcasting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