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80년 광주 항쟁 당시 분노한 광주시민들이
차를 몰고 도청을 향해 나아갔을 때
한 사람이 버스 위에서 태극기를 흔들었던 모습 기억 나십니까
그가 누구였을까 궁금했는데
27년만에 자신이라고 말한 사람이 나타났습니다
이재원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80년 5월 20일.
신군부의 무자비한 진압에 항의하는
차량 시위대가
계엄군이 주둔한 도청 앞으로 향했습니다.
언제 발포될 지 모르는 위험한 상황.
양복을 입은 젊은이가 버스 위에서
태극기를 흔들며
시위대를 이끌고 있습니다
이 모습은 5.18의 상징처럼
우리들의 뇌리에 오랫동안 각인됐습니다.
((화면 전환))
27년의 세월을 훌쩍 뛰어 넘어
태극기를 휘날렸던 버스위의 사람을
다시 만날 수 있었습니다.
20대 젊은이였던 박대현씨는
반백의 50대로 변해있었습니다
당시 박씨는 도청으로 진격하는 버스 안에서
태극기를 들고 버스 위로 성큼 올라갔습니다
위험하다는 생각에 앞서
정의감이 있는 젊은이라면 누구라도
그랬을 것이라고 박씨는 말합니다
(인터뷰) 정말 순수한 마음이였다.
그래서 박씨는 버스위의 사람이
자신이라는 사실을 애써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시위 참가자가 폭도로 몰리는
시대 상황때문이기도 했지만
이후에도 당시 자신의 순수한 마음만은
지키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5.18이 자꾸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세태가 아쉽기만 합니다.
바람이 세차게 불어도 꺽이지 않은 민초처럼
우뚝 선 5.18이기에
박씨는 다시 한번 27년전 금남로의
그날을 되새기며
지긋이 눈을 감습니다.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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