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년전 이맘때
광주의 한 노숙자시설에서 불이나
4명이 죽고 3명이 크게 다친 큰 사고가
있었습니다
당시 참사로 이 노숙자 시설의
열악한 환경과 관리 문제가 드러났고
개선의 목소리 또한 높았는데
1년이 지난 지금 나아진게 있는지
박용필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지난해 11월 10일
광주시 남구 송하동의 한 노숙자 시설에서
불이나 4명이 죽고 3명이 크게 다쳤습니다.
조립식 건물이라 불은 순식간에 번졌고
소화기도 사용할 줄 아는 사람이 없어
무용지물이었습니다.
---이펙트
1년이 지난 그 참사현장
그때와 똑 같이
컨테이너 박스들이 줄지어 있습니다.
달라진 게 있다면
불에 타버린 건물 대신 새로 들어선
컨테이너 박스뿐,
그 안은 단열이나 난방이 안돼
왼종일 전열기를 써야합니다
하지만 소방설비라고는
소화기가 전부입니다.
그마저도 사용법을 모르긴
1년전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집니다.
(인터뷰)
이들에게는 불이 날 위험보다는
다가오는 겨울이 더 걱정입니다.
한낮에도 이불을 뒤집어쓰지 않으면
추위를 이겨낼수 없기 때문입니다
전열기가 있기는 하지만
전기료 때문에 맘대로 틀지도 못합니다.
이러다보니 감기를 끼고 삽니다.
(인터뷰)
참사가 난지 1년이 지났지만
이들의 삶의 환경과 모습은 거의 변한게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왜 나아진게 없는가
노숙자 시설이 미인가 시설이어서
돈도, 제도적 지원도
전혀 받지 못하는데 있습니다
현행 사회 복지법 상
복지시설로 인가를 받으려면
장애인이나 노인
그리고 아동 등 보호대상자가 뚜렷하고
합당한 시설을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시설도 미흡한데다
57 명의 수용자들 또한
노인과 장애인 뿐 아니라
출소자, 당장 갈곳이 없는 사람 등으로 다양해
어떤 성격의 복지시설이라고 딱히
규정 지을수가 없습니다.
떄문에 미인가 시설로 방치됐고
각종 복지 지원대상에서 제외된 겁니다.
이러다보니 이곳은 수용된 사람들이
기초생활수급비를 조금씩 떼모아
근근히 생활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지난해 불 탄 건물을 치워준 건 한 독지가였고
새 컨테이너는 이들이 외상으로
들여온 겁니다.
때문에 당장 몸 가눌곳이 급한 이들에게
시설 개선은 엄두도 나지 않습니다
광주남구청은 현실적으로 지원할 방법이
없다며
이들을 합법적인 복지 시설로
분산시키는게 최선책이라고 말합니다.
(인터뷰)
하지만 그럴 경우
일부 중증 장애인들이나 노인 등
10여명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50명은 갈 곳이 없어지게 됩니다.
광주에 노숙자 쉼터가 있긴 하지만
단 1곳 뿐인데다 정원도 20명에 그치고
1년 이상 머물기도 어렵습니다.
(인터뷰)
다른 복지 시설은 많아도
정작 이들이 갈만한 곳은
사실상 없습니다
그런 현실이 이 노숙자 시설을
철거하지도 지원해주지도 못하는 모순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엠비씨 뉴스 박용필입니다.
mbc 뉴스 박용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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