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만 쌓이네(리포트)

광주MBC뉴스 기자 입력 2007-12-11 12:00:00 수정 2007-12-11 12:00:00 조회수 1

(앵커)

요즘 대통령선거다 군수선거다해서

어수선합니다만

오늘 밤엔 시골에 계신부모님께

안부 전화 한 통화하는 건 어떻겠습니까?



지금 여러분의 부모님들이 외로워하고 계십니다



윤근수기자가

한 농촌 마을에서 2박3일을 취재했습니다.



(기자)



곡성 사동리엔 스물아홉 집이 있습니다.



박윤옥 할머니 집도 그 중 하나입니다.



6남매를 뒀지만 다들 도시로 떠나고

지금은 혼자 살고 있습니다.



오늘 저녁에도 이웃집에서 혼자 사는

할머니가 놀러와

화투를 함께 쳤습니다.



(이펙트-비 하나도 안들어왔어. 이 놈이라도 먹어야지. 재수가 있든지 말든지)



돈 따먹기도 아니고,

무슨 내기를 걸고

화투를 치는 것도 아닙니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홀로 지새야 하는 밤이 너무 길기 때문입니다.



(인터뷰-박윤옥)

-이걸 치고 있으면 세월가는 줄 모른당게.

안 치면요? 심심하지 TV나 보고 연속극 기다려



40대 노총각 아들과 함께 산다는

한인애 할머니 방에는

그 흔한 텔레비젼도 없습니다.



밤이면 오지 않는 잠을 청하느라

이리저리 뒤척이는 게 일이라고 했습니다.



그럼 무슨 재미로 사느냐고 물었더니

이렇게 답했습니다.



(인터뷰-한인애)

-사는 게 남이 사니까 살지...남이 사니까 살어



이 마을 주민 대부분은

혼자 살거나

아니면 부부 둘이서 살고 있습니다.



젊은이는 마을을 떠나고

노인들은 세상을 떠나고...



그러면서 빈 집도

해가 다르게 늘어가고 있습니다.



낮이고 밤이고 너무 조용해서

'사람이 살고 있나'

궁금할 정도지만

그래도 하루에 한 번은 마을에 활기가 돕니다.



마을 회관에 모인 할머니들이

무슨 잔치라도 준비하는 것처럼 분주합니다.



(이펙트-왁자지껄)



주민들이 함께 먹을 점심을 준비하는 겁니다.



(인터뷰-남옥자)

-할머니들은 혼자 있으니까...혼자 있는 것보다

여럿이 있으니까 맛도 있고....



외로운 노인들이 적적함을 달래기 위해

자연스럽게 터득한 지혜지만

그것도 잠시일 뿐....



이튿날 점심 때까지

마을은 다시 고요 속에 잠기고,

그 안에서

노인들의 외로움은 깊어가고 있습니다.



엠비씨 뉴스 윤근수입니다.

◀ANC▶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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