덤프트럭 운임 '눈속임'(리포트)

광주MBC뉴스 기자 입력 2008-03-18 12:00:00 수정 2008-03-18 12:00:00 조회수 1

(앵커)

공사현장에 흙을 실어나르는 덤프트럭들이

운행 거리를 부풀려

운임을 더 많이 가로채고 있습니다



수십억원의 시민 혈세가 새는 현장을

박용필 기자가 고발합니다.



(기자)

광주 광천동 한 아파트 공사현장



덤프트럭이 흙을 가득 싣고 어디론가 향합니다.



덤프트럭의 목적지는 흙으로 매립하고 있는

광주 평동 산업단지 조성 현장



하지만 곧바로

목적지로 가지 않고 외진 곳에 차를 대고

20분 넘게 시간을 보냅니다.



(인터뷰)-'시간을 좀 벌려고 기다리는 거다'



이런 차량들 가운데 한대의 운행일지를

확인해 봤습니다



흙을 퍼온 장소는

광천동이 아니라 봉선동으로 돼 있습니다.



출발지를 속인 겁니다



평동 산단 조성현장에서는

광주지역 예닐곱곳에서 흙을 조달받습니다.



상대적으로 가까운 곳도 있고

먼 곳도 있는 데

멀수록 운임은 더 많이 책정돼 있습니다 .



(C.G)

/덤프트럭이 하루 8번 운행했을 때

45분 거리인 광천동이 60만원 정도 책정된다면



이보다 30분 가량 더 걸리는

봉선동은 14만원 정도가 더 많이 책정됩니다./



이 때문에 가까운 곳에서

흙을 실어왔다고 하더라도

더 많은 돈을 받아내기 위해

먼 거리에서 왔다고 속이고 있는 겁니다.



이런 눈속임은

광범위하고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덤프트럭 기사들은

당일 새벽이나 전날 밤에 운행할 장소와

거짓으로 기록할 장소까지

누군가에게 일괄적으로 지시를 받는다고

합니다.



(인터뷰)-기사 '항상 지시가 내려온다'



(C.G)

/지난 13일 평동산단과

흙을 실은 곳의 현장 기록부를 대조한 결과

봉선동으로 기록돼 있는 차량 25대 가운데

무려 17대가

광천동에서 흙을 실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평동공단에

흙을 실어나르는 차량은 하루 80-100대 정도.



공사가 시작된 지

1년 4개월이 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십억 원이 부당청구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인터뷰) '60퍼센트는 이런 짓한다'



그렇다고 부당하게 청구된 운임이

덤프트럭 기사들 몫으로 돌아오는 건 아닙니다.



기사들은 실제 운행거리의 운임만 받습니다



불만이 크지만 가뜩이나 일감을 구하기 힘든

상황에서

업체쪽의 이런 요구를 거부할 수 없습니다



(인터뷰)-'어쩔 수 없이 하는 거다'



이 공사는 전액 광주시비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발주처는 광주시 도시공사,

그리고 시공사와

하도급 업체, 운송업자가 함께 일을 하고

기사들은 하루 단위로 계약을 맺고 있습니다.



결국 새나간 수십억 원의 세금이

덤프트럭의 기사를 제외한

누군가의 배를 불려줬다는 얘기가 됩니다.



건설현장에서 이런 일들은 관행처럼

이뤄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확인절차가 허술하기 때문입니다 .



평동 산단 현장에서는 흙이 들어오면

어디서 온 건지 확인하지 않고

기사의 말만 믿고 그대로 기록을 할 뿐입니다.



(기사말만으로 확인한다)



게다가 흙을 퍼오는 장소와

평동 산단의 현장 기록부를 정기적으로

대조만 했더라도

눈속임을 적발할 수 있었지만

광주시나 도시공사 어느 쪽도 하지 않았습니다.



서로 책임만 미룰 뿐입니다.



(인터뷰)공사현장 관계자

'대조 요청 없었다 요청 오면 할텐데'



비양심적인 업자들과

광주시의 허술한 관리속에

수십억원의 혈세가 새 나갈 판입니다



엠비씨 뉴스 박용필입니다.

◀ANC▶◀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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