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물가 인상의 불똥이
엉뚱하게도
농민들에게 튀게 생겼습니다.
정부가 물가를 관리하겠다고 나서면서
빚어지는 일인데
국가 경제를 위한다며 농민을 희생시키는 게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었습니다.
윤근수 기자
(기자)
국제 곡물가격이 오르면서
사료값은 폭등했는데
산지 소값과 돼지값은
오히려 떨어지고 있습니다.
축산 농민들은 도산 위기를 맞았고,
사육을 포기하는 농가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최근 정부가 잡겠다고 한 물가 품목에
소고기와 돼지고기가 포함되자
농민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인터뷰-축산농민)
-사료값은 올라가는데 농민들 죽으라는 것이다.대책도 없고...
(CG)정부의 물가 관리 대상 품목 52개 가운데
농축수산물과 가공식품은 20여개.
생산 기반이 뻔한 상황에서
가장 쉽게 물가를 잡는 방법은
가격을 통제하거나
수입으로 물량을 늘리는 겁니다.
앞으로 농민들의 희생이
커질 거라고 예상하는 이유입니다.
(인터뷰-조창완박사)
-소비자들이 당장 좋을지 몰라도 농민들의 직접 손해는 커지고 결국은 부담이 소비자에게 간다
국가 경제를 위한다는 이유로
농민을 희생시킨 건
오랜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지난 60-70년대 개발 독재 시절에는
도시의 저임금 노동자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곡물값을 떨어뜨리는 저곡가 정책을 썼습니다.
이때부터 농민들은 도시로 도시로 떠났고,
농촌 경제도 기울기 시작했습니다.
90년대 들어서는 농산물 시장이 개방됐고,
2000년대에는 자유무역협정이
농민들의 목줄을 죄고 있습니다.
(인터뷰-농민회)
-수입개방이 전면화되면서 농민들은 지을 농사가 없을 정도로 극한상황에 몰려있다
그러는 사이에 도시와 농촌의 소득 격차는
계속 커지고 있습니다.
(CG)지난 1990년 가구당 농가 소득과
도시 근로자 가구 소득은
1년에 평균 천백만원으로 같았지만
해마다 격차가 벌어져
작년에 농가 소득은 3천2백만원,
도시는 4천4백만원으로
천2백만원 차이가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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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들의 희생 위에 나라 경제를 키워왔지만
농민들에게 돌아온 건
자부심이 아니라
갈수록 살기 힘들어지는
서글픈 현실이었던 겁니다.
엠비씨 뉴스 윤근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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