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충남 태안의 화력발전소에서 일하다 숨진
故 김용균 씨 사건으로
많은 이들이 슬퍼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위험한 일을
비정규직에게 맡기는
이른바 '위험의 외주화'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목숨을 걸고 일하는 건 우리 지역도
사정이 다르지 않습니다.
남궁 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10미터 높이의 전봇대에서
사다리 하나에 몸을 맡긴 채 위태롭게
전화선을 잇는 일을 하는 이 남성.
2인 1조로 하는 게 원칙이지만
혼자서 하기 일쑤입니다.
좀 더 안전하게 일하고 싶지만
거대 통신사로부터 하청을 받아
일을 하는 협력업체 비정규직 신분인
박 씨가 이런 요구를 할 수는 없습니다.
전신주에서 일하다 떨어져도
제대로 치료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어떨 땐 아픈 몸을 이끌고
일을 나서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인터뷰)A통신업체 협력업체 비정규직 노동자
"혼자 일하고, 안전설비도 부족합니다.
위험하거나 몸이 힘든 일은 다 외주업체에 떠넘기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원청 회사인 통신사는 어쩔 수 없다고 말합니다.
(c.g.)이미 오래 전 '외주화'가 이뤄져
역할분담이 된 지 오래라며
"협력업체 안전근로 문제는 해당 업체가
알아서 할 일이다"고 답했습니다.
광주 하남산단 등 영세한 업체에선
이른바 '위험의 외주화'가 외국인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불법 체류자 신분이 들통날까
위험한 일을 하다 다쳐도 제대로
알리지도 못하는 실정입니다.
타이어 고무를 자르는 기계에
손가락 세개가 잘린 이 인도네시아
노동자는 회사로부터 사고처리가 아닌
추방위협을 받았습니다.
(인터뷰)인도네시아 미등록 이주노동자/
"니가 불법체류자기 때문에 바로 강제추방당할 수 있다고.. 불법체류자기 때문에 무서웠습니다.
외주화된 위험의 더 큰 문제는 그 실상이
잘 드러나지도 않는다는 점입니다.
(인터뷰)송한수 광주근로자건강센터 교수
"협력업체는 산재를 숨기죠. 산재율이 높으면 다음 계약 때 불리하니까요. 원청이 위험한 일을 맡아서 하고 자기들의 안전시스템에 포함시켜야 해결됩니다"
광주 전남 지역의 비정규직 노동자는
지난해를 기준으로 약 42만명.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의 속도는 더디기만 한데다 위험의 외주화를 제어할 제도 마련도 갈길이 멀기만 합니다.
당장 우리 지역에서
故 김용균씨와 같은 비참한 죽음이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은 현실입니다.
MBC뉴스 남궁 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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