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처럼 소송이 길어지면서
피해자들의 고통도 연장되고 있습니다.
육체적 고통과 생활고는 물론이고,
소송 과정에서
뒷조사를 당하고 있다는
불안감까지 호소하고 있습니다.
우종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회사와 국가를 상대로
힘겨운 법정 싸움에 나선
'남영전구 수은중독' 피해자들.
사건이 있은 지 4년,
소송이 제기된 지 2년이 지났지만
피해자들의 고통은 진행형입니다.
(스탠드업)
"시간이 지나면서 근로복지공단에서 지급되던 급여마저 끊긴 피해자들은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매달 드는 약값이 걱정인 한 피해자는
지원이 중단되면서
생활이 더욱 막막해졌습니다.
(전화cg)(전화 인터뷰) 남영전구 수은중독 피해자 A씨/ (음성변조)
"근로복지공단 그런 것(지원)도 안 되니까. 약을 제가 짓는 것이 보통 한 달에 20만 원 정도 들어가거든요. 약값이 제일 걱정이에요. 약 안 먹으면 거의 생활을 못하니까."
다른 피해자는 약값을 벌기 위해
일용직 근로를 하기도 했는데
당시 자신이 수은중독 피해자임이 알려져
잘릴까봐 진통제를 먹으며 일했습니다.
(전화cg)(전화 인터뷰) 남영전구 수은중독 피해자 B씨/ (음성변조)
"대타로 (다른) 기사들 업무 안 나오면 하고. 정말 고통을 참아가면서 했거든요. 약 먹어가면서 팔, 다리를 주물러 가면서 누구한테 말하면 잘릴까봐 두려워서 긴장하면서."
최근 피해자들에게는 육체적, 경제적 어려움에
정신적 고통도 겹쳤습니다.
자신도 모르는 새 찍힌 사진이
남영전구측의 증거자료로
재판부에 제출된 사실을 뒤늦게 안 겁니다.
한 피해자는 떨어져 살고 있는
아들과 만난 장면까지
사진으로 찍혀 제출되자
가족까지도 '뒷조사'를 당하는 것 같아
불안해 하고 있습니다.
(전화cg)(전화 인터뷰) 남영전구 수은중독 피해자 A씨/ (음성변조)
"공포스러워요. 지금까지 나를 지켜보고 있었구나. 이게 일상이 됐어요. 한 번 나가면 두리번두리번하고 이상한 사람이 있지 않나. 또 그 사람들이 나한테 해코지를 하지 않나."
남영전구측이 피해자의 사진을
증거자료로 낸 것은
피해자들이 입은 재해가
손해배상이 필요한 정도인지,
재검사를 주장하기 위해섭니다.
피해자들은 경련과 같은 수은 중독 증상이
일어나지 않을 때의 모습을 찍기 위해
남영전구측이 자신들의 사생활을
엿본 게 아닌가 의심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장은백 변호사/ 민변 광주지부 사무차장
"주위의 친척들 도움을 받아서 근근이 살고 계신데 피해 회복도 늦어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 이런 불법적인 채증까지 이루어진다고 하면 당사자 입장에서는 굉장히 화가 날 수밖에 없죠."
(돌출cg)한편 남영전구는
증거사진 제출과 관련해 취재를 요청하자
'법정에서 변론을 통해 주장을 입증해야 한다'면서 '정중히 거절한다'고 답했습니다.
(스탠드업)
"시간이 흐르고 사회적 관심에서 멀어지며 '몸도 마음도 다 지쳤다'는 '남영전구 수은중독' 피해자들.
'우리가 무엇을 잘못했기에 이토록 힘든 삶을 견뎌야 하느냐'고 회사와 국가에 묻고 있습니다.
MBC뉴스 우종훈입니다."
Copyright © Gwangju Munhwa Broadcasting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