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여름 기록적인 폭염에
감귤 등의 열매가 터지는
열과 피해율이 급증했는데요.
껍질이 얇은 레드향의 경우
기후에 더욱 취약하다 보니
레드향 농사 자체를 포기하는 농가들이
늘고 있습니다.
제주문화방송 이소현 기자입니다.
(기자)
수확이 한창이어야 할 레드향 비닐하우스.
잎사귀만 가득할 뿐,
노랗게 익은 레드향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여름철 폭염에 열매가 터지는,
열과 발생률이 90%를 넘었기 때문입니다.
한 해 애지중지 농사를 지었지만
농약값은커녕 빚만 늘었습니다.
이상기후에 재작년부터 열과 피해가 급증하자
농가에서는 10년 넘게 재배한 레드향을
결국 포기하기로 했습니다.
* 양상홍 / 레드향 농가
"앞으로 계속 온도가 올라가면 10% 아닌
5%도 수확이 안 될 것이고 나무만 자랄 것이다.
그래서 그런 것을 감안해서 과감하게 빨리 결정을 해서"
지난해 제주의 평균 기온은
평년보다 1.7도 높은 17.8도로
1973년 기상 관측 이후 가장 더웠고,
폭염과 열대야 일수도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밤낮없이 이어진 역대급 폭염에
껍질이 얇은 레드향의 평균 열과율은 38.4%로
1년 새 12.7% 포인트 높아졌습니다.
"레드향에서 다른 품종으로 바꾸는
농가들이 늘면서,
천혜향 등 대체 과수 묘목을 구하기도
어려운 실정입니다."
피해 보상을 받기도 막막합니다.
이상고온에 따른 농작물 피해를
농업재해에 포함시키는 내용이 담긴
농어업재해 대책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정부가 거부권을 행사한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 오병국 /서귀포시 레드향연구회장
"농작물 재해보험, 열과 재해보험을 해줘야
안정되게 농업인들이 농사를 짓지 아니면
정말 어려운 기로에 서 있습니다. 레드향이."
지난해 재난지원금을 신청한
레드향 열과 피해 농가는 모두 3천500여 곳.
기후변화가 현실화되면서
농민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소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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