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동현 진행자(이하 황) - 한국 현대사에 있어 불멸의 민주화의 투쟁으로 기록된 5.18 민주 영령들이 잠들어있는 곳. 바로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입니다. 정치인에게는 또 광주 방문 또는 취임 때 반드시 다녀갈 곳으로 광주 시민에게는 그날의 아픔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역사적 장소이기도 합니다. 오늘 5.18 민주화운동 38주년을 맞아서 참배객들이 굉장히 많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오늘 이 사람. 국립5.18민주묘지 안내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덕순 씨 만나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김덕순 (이하 김) - 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황 - 오늘도 지금 그 현장에 계시죠? ◆ 김 - 네. 그렇죠. 오늘 북적북적하네요. ◇ 황 – 좀 전에 김후식 회장, 현장에 계시는 5.18 부상자회 김후식 회장과도 얘기를 했는데 굉장히 시끄럽고 복잡하던데 현장 어떻습니까? ◆ 김 - 아무래도 리허설 하고 기념식 준비하시는 행사 관계자들로 북적북적할 수밖에 없죠. 물론 일반 참배객도 일찍 오시는 분들 벌써 눈에 띕니다. ◇ 황 - 네, 선생님께서는 5.18민주묘지에 몇 년 정도 이렇게 안내원으로 활동을 하셨어요? ◆ 김 - 저는 지금 8년 차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 황 – 8년 차. 이렇게 활동하게 되신 어떤 인연. 계기도 있으실 것 같은데요. ◆ 김 - 저는 사실은 역사, 문화 이런 쪽에 되게 관심이 많거든요. 문화 쪽에서 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우연히 5.18묘지에서 안내원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봤어요. 그래서 보고 내가 있어야 할 곳이 저곳 아닌가 싶어서 했는데 다행히 이렇게 돼서 5.18묘지하고 인연을 맺고 있습니다. ◇ 황 - 네, 많은 분들을 5.18묘지에서 만나실 텐데. 그런데 먼저 그 이야기도 나누어봤으면 좋겠습니다. 5.18민주묘지 지금 현재 38주년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데. 이럴 때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은 어떤 부분이에요? ◆ 김 - 당연히 안전 아닐까요? 아무래도 많은 사람들이 모이니까 안전이 가장 중요하겠죠? 안전한 기념식이 되고 참배객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여기 묘지 쪽에서는 교통편이라든지 생수 이런 것들 다 준비되어 있습니다. ◇ 황 - 굉장히 꼼꼼하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런 것들을 챙기는 분들이 바로 5.18민주묘지에서 일하는 분들이실 것 같은데요. 몇 분 정도 평소에 이렇게 일하십니까, 직원분들? ◆ 김 - 저희 파트가 다 다른데요. 조경팀도 있고 환경팀도 있고 안내팀도 있고. 청결도 있는데. 약 40명 정도 있습니다. 공익요원들도 있고요. ◇ 황 - 그중에서 이렇게 김덕순 선생님처럼 안내를 맡고 5.18에 대한 이야기들을 외지에서 오신 분들 또는 참배객들에게 하는 분들은 몇 분 정도 되시죠? ◆ 김 - 저희 안내원은 9명이 있습니다. ◇ 황 -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시는지 소개 좀 해 주세요. ◆ 김 - 외부에서 5.18에 대해서 알겠다고 오시는 분들이 꽤 많잖아요. 그런 분들한테 자세하게 5.18의 발생 배경이라든지 경과라든지 그다음에 묘지에 계신 분들 그런 사연들을 설명, 안내를 해드리고요. 참배하러 오시잖아요. 참배하러 오신 일반 국민 누구라도 오시면 참배도 도와드리고 있습니다. ◇ 황 - 안내원이 되시기 위해서 준비도 하고 공부도 많이 하셨겠어요? ◆ 김 - 당연하죠. 안내원들, 그냥 안내원이 아닙니다. 한국 현대사 정도는 기본적으로 다 꿰고 있어요. 그래서 끊임없이 책을 많이 읽고 있습니다. ◇ 황 - 선생님도 그러시겠지만 또 안내원으로 활동하시면서 전직, 또 다른 활동을 하시다가 이렇게 안내원으로 활동하시는 분들도 좀 계시죠? ◆ 김 - 아무래도 문화 쪽에서 일을 하다가 연관이 돼서 이쪽으로 오신 분들도 있기는 있죠. ◇ 황 - 평소에 하루 일과도 좀 간단히 소개해 주시죠. ◆ 김 - 하루 일과가 궁금하시나요? 저희 하루 일과는 일단 직장에 출근을 하면 저기 합니다. 뭘 하겠어요? 주변 청소도 하고요. 안내실 청소도 하고. 오시는 방문객들 쾌적한 환경에서 관람하실 수 있도록 안내소 주변 청소하고요. 그다음에 인포메이션 영상 켜서 하루 일정을 확인하고요. 그 안내할 팀들이 만약에 여러 팀이다. 그러면 안내할 선생님들 배정 이런 부분도 하고요. 다른 대중교통편, 멀리에서 오신 분들은 관광지, 맛집 이런 거 다 궁금하잖아요. 그런 것들까지 다 안내를 합니다. 한마디로 안내원들은 멀티예요. ◇ 황 - 네, 그러실 것 같아요. 그리고 거기 이렇게 지금 계시는, 안장되어 계시는 우리 영령분들이 참 다양하고 사연도 많으실 텐데. 혹시 선생님께서 또 다른 분들, 참배객들에게 좀 더 힘을 줘서 소개해 주는 그런 영령이 계신다고 할지, 더 마음이 가시는 분도 계실 것 같아요. ◆ 김 - 그렇죠. 일반적으로 많이 알려진 분들, 찾는 분들도 있는데요. 그냥 무명이신 분, 전혀 연고 없어도 소개해 달라고 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그런 분들을 위해서 저희 같은 경우 특별히 이제 전재수님이라고 당시 초등학교 4학년 아이인데. 80년 5월에 군인들 간에 오인 사격 과정에서 뒷동산에서 놀다가 계엄군 총에 맞아서 돌아가신 그런 분도 있어요. 그런 분들은 되게 시위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억울한 희생이 된 그런 경우잖아요. 그런 부분에 대해서 또 설명을 하고요. 또 다른 중학생 같은 경우에는 중학교 3학년인데 박기현님이라고 계림동에 참고서를 사러 갔다가. 자전거를 타고 갔는데. ◇ 황 - 다시 한 번 선생님, 이름을 정확하게 해 주세요. ◆ 김 - 박기현. ◇ 황 - 네, 박기현. ◆ 김 - 중학교 3학년이었어요. 계림동으로 참고서를 사러 자전거 타고 갔는데. 시민군 연락병이지 하면서 계엄군이 마구잡이로 때리고 그렇게 해서 희생이 된 그런 경우입니다. 그런 분도 소개를 하고요. 또 우리 묘지에는 행방불명자들이 계세요. 80년 5월에 도대체 어디로 갔는지 찾을 수 없는 그런 분들. 행불자 묘역이 있는데. 그중에 몇 분 소개하는데. 임옥한님이라고 고등학교 1학년이었는데 행불이 되신 그런 분들도 소개하고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 황 - 방금 이야기하신 그분들, 영령들의 이야기 사연을 잠깐 접하면서 정말 80년 당시 신군부가 굉장히 잔인했구나. 어떻게 보면 폭도라고 이야기를 했지만 지금 전재수님이나 박기현님이나 다들 폭도의 폭 자와는 너무 무관한 분들 아니겠습니까? ◆ 김 - 그렇죠. 네, 맞습니다. 하다못해 저수지에서 목욕하던 중학생한테도 총이 날아와서 희생이 된 그런 경우라면 감히 그런 말 못하죠. ◇ 황 - 그런데도 그 발포 명령을 한 가해자는 지금까지 나오고 있지 않고. 그러면서 모두 다 정당방위였다고 이야기하는 현실이 너무나 분노스러운데요. ◆ 김 - 그렇죠, 맞습니다. 그런 부분도 저희 아이들한테 얘기를 많이 해 주고 있는 상황입니다. 진실에 대해서. ◇ 황 - 더불어서 좀 더 잘 알고 계신 분들. 혹시나 소개해 주고 계신 분이 있으시면 좀 더 소개를 해 주시죠. ◆ 김 - 또 많은 분들. 인지도가 있어서 알려지신 분들 같은 경우는 우리 유명하신 분들. 박한열 열사라든지 당시 전남대 총학생회장 하셨던 분. 그다음에 저희 묘지에서 참배곡으로 틀고 있는 곡 아시죠? 임을 위한 행진곡이라고. 그 노래 같은 경우는 5.18 항쟁 당시 마지막 항쟁 거기 대변인을 하셨던 분이. ◇ 황 - 윤상원 열사. ◆ 김 - 윤상원 열사라고 아시죠? 그분 영혼결혼식 때 만들어졌는데 그런 분들. 또 같이 들불야학을 했던 여러 분들 들불 7열사라고 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박용준 이런 분들까지 이렇게 소개할 수 있겠죠. ◇ 황 - 이렇게 많은 분들. 정말 광주를 위하고 대한민국의 민주화를 위해서 이렇게 산화되신 분들을 모시면서 또 그분을 소개하는 자리에서 일을 하고 계신데. 이 참배객분들도 다양하실 것 같아요. 기억에 남는 참배객이 있으세요? ◆ 김 - 그렇죠. 기억에 남는 분들이 꽤 많은데. 어떤 분 같은 경우는 중년의 남자 정도 됐어요. 그분이 오셔서 혼자서 묘지를 돌아다니는 거예요. 그래서 왜 이렇게 돌아다니세요, 제가 안내를 해드릴까요라고 하니까 아니라고 자기가 묘비, 그 많은 분들이 있는데 묘비에 생년월일이 나와 있어요. 거기를 보고 자기 나이대 그분을 찾아서 술을 한잔 드리고 꽃을 드리고 싶다고 일일이 찾아다니는 그 모습을 보고 되게 감동적이었어요. ◇ 황 - 네, 공감을 하는, 그 시대를 같이 사는 사람으로서의 공감을 하시는 거네요.
◆ 김 – 그렇죠. 오시는 분들이 미안합니다. 제가 너무 늦게 왔죠라는 얘기를 할 때 아닙니다, 지금도 늦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찾아주시는 것만으로도 참 고맙습니다라는 그 부분을 얘기를 많이 하고 있어요. ◇ 황 - 2002년의 망월동묘지가 국립5.18민주묘지로 승격이 그때 된 것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문재인 정부 작년 5월에 들어서면서 5.18국립묘지에 여러 가지 변화도 있을 것 같은데. 좀 느껴지십니까? 작년 이후에? ◆ 김 - 현장에서 당연히 느껴지죠. 아무래도 국가보훈처에서는 이분들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신경 쓰는 부분도 있지만 작년 같은 경우는 저희가 본래 기념식장에는 표가 있어야만 입장이 가능하거든요. 그런데 작년 같은 경우에는 신분증만 있으면 그리고 검색대만 통과만 하면 누구라도 그 기념식장에 함께할 수 있도록 그렇게 했고요. 그다음에 기념식 보셨죠? 너무나 감동적이었잖아요. 유가족을 대통령께서 포옹하고. ◇ 황 - 안아주시는 장면. ◆ 김 - 모두가 손에 손을 잡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재창했던 그 모습들이 되게 감동적인 게 그런 변화라고 할 수 있죠. ◇ 황 - 정말 이렇게 5.18민주묘지에서 참배객들에게 5.18의 진실을 알리는 작업을 8년째 해오고 계시는데요. 굉장히 나름 자랑스러우실 것 같아요. 어떠세요?
◆ 김 – 무척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사실 요즘 같은 때 엄청 힘들어요. 저희가 한 번 안내를 가면 한 시간, 한 시간 반해서 3번, 4번 안내할 때도 있거든요, 그러면 사실 힘든데. 80년 5월에 대해서 알고자 하는 사람들이 왔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잘 설명하고 진실을 말해야 된다는 의무감이 있어서 하니까 되게 힘들지만 되게 뿌듯하죠. 저뿐만 아니라 많은 안내원들이 되게 자부심이 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