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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MBC 라디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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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7월 3일 "바다를 지키는 힘, 협력에서 시작된다" <김현덕 순천대 물류학과 교수>

 안녕하세요, 청취자 여러분! ‘해양패권’ 시리즈, 어느덧 마지막 이야기입니다. 오늘은 조금 현실적인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바다를 누가 어떻게 관리하느냐는 거버넌스 문제를 언급하고자 합니다. ‘거버넌스’, 함께 협력해서 바다를 관리하는 구조입니다.

 

 그동안 해양정책은 해운, 수산, 항만이 따로 움직이는 측면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렇게 해서는 바다를 제대로 지킬 수 없습니다. 지금의 바다는 그런 방식으로는 감당할 수 없습니다. 요즘 바다에는 자율운항 선박이 뜨고, 해상풍력이 돌고, 탄소중립이라는 임무도 있고 거기다 기후 위기까지 몰려오고 있거든요. 그야말로 과제 종합세트! 실타래처럼 얽혀 있어 각자도생으로는 대처할 수 없습니다. 

 

 해상풍력 하나도 봐도 그렇습니다. 국토부, 해수부, 환경부, 산업자원부, 그리고 지자체, 어민, 기업, 시민단체까지~이해관계자만 해도 축구팀 두세 개는 꾸릴 수 있습니다. 누가 공을 잡고 패스를 돌리느냐에 따라 경기 결과가 달라집니다. 조율과 조정이 안 되면 경기 결과는 뻔한 것이죠. 사업 자체가 멈춰버립니다. 그래서 요즘 많이 나오는 말이 ‘플랫폼 정부’, ‘조정형 리더십’입니다. 정부는 큰 방향과 그림만 제시하고, 지역과 현장은 유연하게 협의하면서 실행하는 방식입니다. 바다처럼 넓은 시야와 파도처럼 유연한 협력이 필요한 거죠. 바로 자율성과 유연성으로 해답을 만들어야 가야 합니다. 

 

 우리 지역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여수, 목포, 완도, 고흥처럼 바다를 끼고 사는 도시들, 이젠 각자 따로 움직일 게 아니라 각자의 장점을 살린 공동 정책과 산업 전략, 인재양성이 필요합니다. 여수광양항의 스마트 항만, 목포의 친환경 선박, 여수의 해양관광과 수산자원, 완도의 수산물, 고흥의 드론 기술까지 하나로 연결한다면 이것이 바로 ‘전남형 해양 협력 모델’입니다. 각자 잘하는 걸 연결만 잘해도 세계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해양패권, 중앙정부만으론 못 만듭니다. 지역, 정부, 기업, 시민, 학교 모두가 함께해야 진짜 해양강국이 됩니다. 바다는 넓고 할 일도 많지만, 결국, 지키는 건 사람입니다. 그리고 그 사람을 연결하고 이어주는 건 바로 ‘협력’입니다. 손을 잡고 함께 가야 멀리 갈 수 있습니다. 그것이 진짜 해양강국으로 가는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