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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5월 28일 "대한민국, 바다에서 길을 찾아야 할 때" <김현덕 순천대 물류학과 교수>
바다를 지배한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해양 패권, 그 뜨거운 경쟁이 지금 펼쳐지고 있습니다. 바다…우리에겐 참 익숙한 공간이죠.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반도 국가입니다. 수출입의 99%가 바닷길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으니, 바다는 그야말로 대한민국 경제의 숨결이자 미래를 움직이는 핵심 엔진입니다.
그런데 요즘, 이 바닷길이, 국가 간에 치열하게 경쟁하는 전략적 경쟁 무대로 바뀌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요즘 글로벌 정세를 보면요, 바다를 누가 먼저 선점하느냐가 나라의 힘을 가르는 기준이 되고 있습니다. 미·중 간의 갈등이 심화하면서 남중국해, 동중국해에서 군함과 항공모함이 긴장감 있게 움직이고 있죠. 바다를 둘러싼 힘의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역사를 봐도 바다를 지배한 나라가 세계를 이끌어왔습니다. 19세기의 대영제국, 20세기의 미국… 이들이 글로벌 리더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단 하나, 바다를 장악했기 때문입니다. 바다를 통해 무역하고, 군사력을 강화하고, 기술과 문화를 전파했죠. 이게 바로 해양 패권입니다.
이 싸움, 결코 남의 일이 아닙니다. 우리는 한반도라는 지리적 지정학적 특성상, 이 힘겨루기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바다가 흔들리면, 우리 경제도 흔들리고, 안보도 위협받게 됩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은 준비가 잘 되어 있을까요? 조선 기술, 세계 최고, 항만도 잘 갖추어져 있고, 글로벌 물류 네트워크 역량도 보유하고 있죠. 하지만 정작, 바다를 전략적으로 설계하고 국가적 의제로 묶어내는 밑그림은 아직 미흡한 것이 현실입니다.
해양 패권은 단순히 군사력 싸움이 아닙니다. 에너지, 정보, 디지털 기술, 친환경 기술, 탄소중립까지 포함된 복합 경쟁입니다. 특히 4차 산업혁명과 기후 위기 시대에 바다는 자원, 에너지, 정보가 오가고, 디지털과 인공지능, 친환경 기술이 경쟁하는 미래 산업의 주요 무대입니다. 이 흐름에 부응해야 우리도 살아남습니다.
관점이 바뀌어야 합니다. 산업 중심의 해양 정책에서 벗어나, 국가전략으로서의 해양 프레임을 다시 짜야 할 때입니다. 국방, 과학기술, 교육까지 연결된 통합적인 해양 거버넌스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전문 인재 양성 시스템도 꼭 필요하겠죠. 이제 대한민국도, 해양의 중심 국가로 나아가야 할 때입니다. 바다가 곧 대한민국의 미래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