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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0월 31일 “예술문화를 발전시키는 예술소비문화” <이묘숙 2025광주에이블아트위크 총감독>
K- 열풍이 전 세계에 퍼져 나가며, 우리의 전통문화부터 K-pop에 이르기까지 한국문화에 관심이 크게 높아지고 있습니다. 최근 애니메이션 “Kpop 데몬헌터스”의 영향으로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상승하고 한국방문과 관광이 늘어나면서 작품 속 배경이 된 여러장소들을 직접 찾아가는 스팟 투어 트렌드도 생겨났습니다. 이는 한편의 영화 콘텐츠가 지닌 문화적 파워에 그 동안 축적된 한류의 효과가 더해져 나타난 큰 파급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보고 즐기는 문화콘텐츠는 언어의 장벽을 자연스럽게 넘어, 세계인의 공감대를 형성하게 합니다. 이해하기 쉽고 감정적 공감을 이끌어 내는 문화 활동으로는 영화 관람이나 음악회 등 공연 예술 체험이 대표적이며, 이러한 콘텐츠는 대중의 사랑을 받기에 충분한 영향력을 지닙니다.
최근에는 공연예술 관람 못지않게 전시 관람 문화도 비중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전시 관람은 미술관이나 갤러리 전시, 특별 기획전, 대안공간에서의 실험적 전시, 그리고 비엔날레 같은 정기 기획전까지 다양한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중에도 상업적 성격이 강한 전시가 있는데, 바로 아트페어입니다.
아트페어는 여러 갤러리가 연합하여 미술품을 전시, 판매하는 행사로 일종의 미술 견본 시장을 말합니다. 1913년 뉴욕의 아모리 전시회를 최초의 아트페어로 보며, 현대적 의미의 아트페어는 1967년 독일의 퀼른에서 열린 ‘아트 퀼른’이 시초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재는 전 세계 160여 개 나라에서 매년 열리고 있으며, 2000년 이후 비약적으로 확대되었습니다.
상업적 목적이 강하지만 아트페어는 단순히 미술작품을 사고파는 시장을 넘어 미술과 문화 전반에 매우 깊은 영향을 미치는 행사입니다. 무엇보다도 미술시장의 활성화 역할이 큽니다. 작가와 갤러리의 교류가 확대되고, 신진작가부터 거장까지 한 공간에서 다양한 작품이 소개됩니다. 새로운 작가들이 주목 받는 기회를 얻고, 컬렉터와 대중의 접근성도 높아집니다. 미술관보다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작품을 직접보고 구매할 수 있어 예술 소비의 저변이 넓어집니다.
이와 함께 예술소비문화도 확산되고 있는데요. 대중이 예술을 단순한 감상의 대상이 아니라 소유와 투자 대상으로 인식하면서 예술이 일상 속으로 스며들고 있습니다. 사회적 파급력도 큰데요.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축제형 문화행사로 자리 잡으며, 미술이 특정 계층의 전유물이 아닌 모두의 문화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작가와 갤러리, 컬렉터 그리고 관람객이 순환구조가 형성되어 지속가능한 예술생태계 구축의 기반이 됩니다.
그런데 작가 개개인의 참여로 이루어지는 아트페어가 있습니다. 그것도 여러 장애와 불편을 넘어 예술적 역량을 펼쳐 보이는 장애인아트페어가 그 예입니다. 11월13일부터 16일까지 김대중센터에서 열리는 ‘2025광주에이블아트위크’는 장애예술가와 비장애 예술가가 함께 꾸미는 특별한 아트페어로, 미술작품들이 지닌 문화적 잠재력을 한계 없이 보여주며 예술문화의 새로운 장터를 열게 됩니다. ‘2025광주에이블아트위크’는 문화현장이자 미술장터입니다. 내 눈에 들어오는 예술작품 하나를 마음에 담아보는 문화소비는 그 자체로 근사하고 행복한 예술체험이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