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MBC 라디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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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1월 10일 “ 진로선택! “적성”이 먼저일까? “안정”이 먼저일까?” <김 현 철 죽호학원 이사장>

 오늘도 수많은 아이들과 학부모가 같은 질문 앞에 서 있습니다.“진로를 선택할 때, 적성이 먼저일까? 안정이 먼저일까?”

 

 기업 현장에서 오랫동안 사람을 뽑고, 키우고, 팀을 이끌어온 제 경험을 돌아보면 이 질문은 단순한 가치 선택을 넘어 삶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라는 근본적 고민과 닿아 있습니다. 저 역시 젊은 시절 같은 고민을 했었습니다. 제게도 선택의 길목마다 안정된 길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새롭고 불확실한 길에 도전했었고, 때로는 외롭기도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배운 점이 있습니다. 적성만으로는 현실을 버티기 어렵고, 안정만으로는 열정을 지키기 어렵다는 겁니다. 

 

 많이들 말합니다. “좋아하면 잘하게 된다.” 맞습니다. 좋아하는 일은 사람을 강하게 만듭니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도 직시해야 합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 구조, 높은 주거비와 불확실한 경제 상황 속에서 젊은 세대에게 안정은 결코 사치가 아닙니다. 안정은 도전의 기반이 되기도 합니다. 진로 선택에 정답은 없지만, 두 가지의 균형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저는 또 기업에서 근무할 당시 수많은 인재를 보았습니다. 정말 좋아하는 분야를 선택한 이들이 깊이 있는 성과를 냈습니다. 하지만 안정된 직업을 통해 경제적 기반을 마련한 뒤, 그 힘으로 다시 자신이 좋아하는 영역으로 이동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리고 이 지점에서 저는 한 가지 개인적인 이야기를 드리고 싶습니다. 저의 딸도 그런 여정을 경험했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미용을 처음 접했습니다. 그 어린 나이에, 거울 앞에서 사람을 아름답게 만드는 일이 가장 행복하다고 말하던 아이였습니다. 중·고등학교는 일반계로 진학했습니다. 그러나 학교 공부와는 별개로, 본인이 하고 싶은 뷰티 분야를 위해 스스로 학원을 찾고, 기술을 연마하고,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그리고 결국 관련 대학, 대학원에서 공부하며 박사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지금은 대학에서 후학을 가르치고, 자신의 뷰티샵도 운영하며 적성과 전문성, 그리고 생계를 조화롭게 이루어가고 있습니다.

 

 딸의 길을 지켜보며 저는 다시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적성과 안정은 충돌하는 가치가 아니라, 시간과 노력 속에서 함께 쌓아가는 성취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진로는 직선이 아닙니다. 곡선이고, 때로는 우회로입니다. 처음 선택이 마지막 답이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완벽한 선택보다 지속적으로 배울 수 있는 태도,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용기입니다. 치열하게 준비하고, 스스로를 키우는 사람은 어떤 길을 선택해도 결국 자신만의 성장을 이룹니다. 저는 이렇게 믿습니다. 진로란, 적성과 안정 중 하나를 고르는 문제가 아니라 시간과 경험 속에서 두 가치를 조화롭게 세워가는 일이라는 겁니다. 

 

 라디오칼럼 청취자 여러분, 지금의 고민이 여러분의 가능성입니다. 두려워하지 말고 탐색하십시오. 그리고 계속 성장하십시오. 부모님들께도 말씀드립니다. 아이의 꿈이 한 번에 결정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성공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입니다. 

 

 여러분의 길에 따뜻한 응원을 보냅니다. 미래는 아직 쓰여지지 않은 책입니다. 그리고 그 책의 저자는 바로 여러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