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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9월 1일 “교육에 대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 <김 현 철 죽호학원 이사장>
교육은 과연 누구의 몫일까요? 흔히 학교와 교사만의 책임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교육은 사회 전체가 함께 짊어져야 할 과제입니다. 기업 또한 예외가 아닙니다. 기업은 이윤 창출만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인재 양성과 사회적 약자를 보듬는 일에 앞장설 때 진정한 존경을 얻게 됩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고(故) 박성용 회장님은 이런 모범을 보여준 인물입니다. 박 회장님께서는 1989년부터 광주의 은혜학교를 물심양면으로 지원했습니다. 장애학생들을 위한 특수체육관을 지어 기부하고 후원금을 지속적으로 기부한 것뿐 아니라, 매년 학예발표회에 직접 찾아가 장애 학생들을 격려했습니다. 당시 은혜학교의 교장이셨던 박순옥 교장 수녀님은 “박회장님께서는 물질적 지원도 컸지만, 아이들과 부모의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져 주신 분”이라고 회고하기도 했습니다.
2003년 은혜학교 졸업생들이 감사의 마음을 담아 직접 만든 쿠키를 보내자, 박 회장님께서는 이를 그룹 내 경매를 통해 성금을 마련했고, 이후 자신이 지인들께 받은 선물까지 같은 방식으로 기부했습니다. 기부를 단순한 일회적인 활동을 넘어 함께하는 따뜻한 나눔의 문화로 확장시킨 것입니다.
이 인연은 금호아시아나그룹 전체의 문화로 이어졌습니다. 저도 박회장님의 뜻을 이어 은혜학교 수녀님들과 졸업생들이 운영하는 ‘씨튼 베이커리’를 유스퀘어 상가에 입점할 수 있게 했습니다. 씨튼 베이커리는 장애인 직업 재활을 위해 설립된 제빵소로, 지금도 수많은 은혜학교 졸업생들이 자립의 꿈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우리 죽호학원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죽호학원은 지금까지 사립학교 법인이 내야 하는 법정부담금을 단 한 번도 빠짐없이 완납해 왔습니다. 이는 어떤 상황에서도 지역 인재 양성을 위한 책무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모 기업인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의지의 표현입니다. 이런 활동들이야 말로 학부모와 학생들에게는 든든한 신뢰가 되고 또한 지역사회에도 긍정적인 메시지가 될 거라고 확신합니다. "기업이 어렵다고 국가와 지역의 미래가 달린 교육까지 위축되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보여준 사례라 생각합니다.
이렇듯 교육은 단순히 학교만의 몫이 아닙니다. 기업이 함께 나서야 사회 전체의 성장으로 이어집니다. 장애 학생이든, 사회적 약자든, 우리 모두가 같은 공동체의 일원입니다. 기업이 따뜻한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손 내밀 때, 교육은 진정한 ‘희망의 사다리’가 될 수 있습니다. 나아가 이러한 실천은 기업 스스로의 존립 기반을 더 튼튼히 하는 길이기도 합니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일수록 사람들의 신뢰와 사랑을 받습니다. 결국, 교육에 대한 투자와 관심은 곧 기업과 사회가 함께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드는 힘이 됩니다.
오늘 우리가 기억해야 할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교육은 학교와 교사만의 책임이 아니라, 기업과 사회, 사학 재단과 학교 전체가 함께 키워야 하는 희망의 불씨라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 불씨를 꺼뜨리지 않고 이어가는 것이야말로, 우리 세대가 다음 세대에게 물려줘야 할 가장 값진 자산일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