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MBC 라디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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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8월 28일 “디지털 전환의 물결, 바다에서 시작되다” <김현덕 순천대학교 물류학과 교수>

 물길을 따라 흐르던 바다가 이제는 기술과 데이터가 흐르는 디지털 바다로 바뀌고 있습니다. 오늘은 바다가 스마트한 디지털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는 이야기, 함께 나눠보겠습니다. 요즘 바다 위에선 기술 전쟁이 한창 벌어지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바다 위를 군함이나 상선이 지나가는 정도였지만, 이제는 사람 없이 스스로 항해하는 선박, 자율운항 선박이라고 하는데요. 이 자율운항 선박에 해양 드론, 해저 통신 케이블, 빅데이터가 더해지면서 바다는 새로운 주역들의 무대가 되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바다가 디지털 경쟁 무대가 된 것이죠. 특히 자율운항 선박, 이미 현실이 되었습니다. 사람 없이 인공지능이 스스로 항로를 판단하고, 위험도 피해 갑니다. 이 기술을 먼저 확보하고 선점하는 나라가, 세계 해운 물류 질서를 주도할 가능성이 큽니다.

 

 스마트 항만도 빠질 수 없습니다. 예전에는 컨테이너 하나를 옮기려면 수십 명이 달라붙었죠. 이젠 센서와 인공지능이 알아서 자동으로 처리합니다. 여수광양항, 목포항 등 우리 지역 항만이 얼마나 빨리 스마트 디지털 항만으로 전환하느냐, 이게 앞으로 우리 지역의 성장과 발전은 물론 대한민국 물류 경쟁력을 좌우합니다.

 

 이건 단순히 산업 문제만은 아닙니다. 해양 안보랑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해저 통신 케이블을 통해 전 세계 인터넷의 99%가 흐르고 있습니다. 이 데이터를 누가 관리하고 통제하느냐가 곧 해양 주권이자 디지털 안보입니다. 우리나라 기술력도 꽤 괜찮습니다. 스마트 선박, 해양 인공지능이나 해상 관제 시스템 관련 연구가 활발한데요. 다만 아쉬운 건, 각 기술이 따로 놀고 있다는 점입니다. 통합된 전략과 연결된 데이터 체계가 아직 부족한 점은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앞으론 해양 정보력이 곧 국가 경쟁력입니다. 바다 위의 날씨, 해류, 선박 위치—모두 디지털로 움직입니다. 이걸 잘 활용하면, 우리도 미래의 정보 중심지가 될 수 있습니다. 바다를 그냥 ‘물길’로만 보면 안 됩니다. 앞으로 바다는 기술이 흐르고, 데이터가 움직이며, 정보가 경쟁력이 되는 시대입니다. 이제는 바다를 데이터와 기술이 흐르는 영토, 바로 ‘디지털 바다’ ‘디지털 영토’로 봐야 합니다. 우리 전남의 바다도 충분히 미래 해양 기술의 중심이 될 수 있습니다. 바다를 아는 만큼 미래를 가질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바다를 다시 봐야 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