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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8월 4일 "인공지능 시대의 교육" <김 현 철 죽호학원 이사장>
AI, 인공지능이 요즘 대세입니다. 정부에서도 AI 산업 육성에 천문학적인 지원을 할 계획들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또 여러 대학에서도 인공지능학과를 신설하고 관련 인재들을 키우고 있습니다. 우리 생활 속에서도 인공지능 앱인 챗-GPT에게 질문하고 답을 얻는 것이 일상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요즘 우리 교실의 모습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AI 기반 학습 도우미가 개별 학생의 이해도에 맞춰 문제를 제시하고, 학생들은 디지털 기기로 과제를 해결하며, 교사는 인공지능에 의해 쌓인 데이터를 통해 학생의 학습능력 향상을 분석합니다. 분명 교육은 더 정교해졌고, 효율성도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우리가 던지는 질문도 커졌습니다. “이 시대의 교육이 길러내야 할 ‘인간다움’은 무엇인가?” “기계가 할 수 없는 것을 우리는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하는 물음에 교육이 답해야 하는 상황이 온 것입니다. 우리의 교육은 너무 오랫동안 주어진 문제를 얼마나 빨리, 정확하게 푸느냐에 집중해 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질문을 던지는 힘’, ‘타인의 마음을 헤아리는 감각’, 그리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통찰은 교육의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인공지능이 그 계산과 분석의 자리를 대신하게 된 지금, 교육은 다시 근본적인 질문으로 돌아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갖습니다.
저 역시 기업 현장에서 오랫동안 수많은 의사결정을 해 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은 언제나 "수치로 보이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한 번은 위기 상황에서 한 팀을 구조 조정해야 했습니다. 데이터만 보면 타당한 판단처럼 보였지만, 직원들의 사기와 소속감을 고려하면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저는 데이터를 잠시 내려놓고, 한 명 한 명 모든 구성원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다시 판단했습니다. 경영인으로서 기업의 이익만을 생각하지 않고 구성원들의 삶, 기업의 사회적인 책임까지 고려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심도 있는 면담을 통해 부서원들을 스스로 원하면서도 또 가장 잘할 수 있는 업무로 재배치했고, 이는 연말 경영성과로 나타나 기업과 직원이 상생하는 사례가 되었습니다. 이런 경험들은 ‘기술은 문제를 해결하지만, 사람은 가치를 지켜낸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줍니다.
죽호학원의 이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지금도 사람이 이익에 우선해야 한다는 그 가치는 제 교육철학으로 뿌리내리고 있습니다. 특히 이 시대의 교육이 중요한 이유는 AI가 내놓는 분석과 판단을 사람이 옳은 방향으로 결정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기계는 데이터를 ‘이해’할 수 있어도, 사람의 감정이나 눈동자에 담긴 슬픔, 침묵에 담긴 의미를 읽어내진 못합니다. 바로 이 지점이! AI가 일상화되고 있는 시대,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할 ‘인간다움의 자산’입니다.
문제를 푸는 기술이 아니라, 문제에 마음을 담는 태도를 가르쳐야 합니다. 정답을 찾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람답게 생각하고, 사람답게 살아가려는 마음”을 가르치는 것이 최우선이 되어야 합니다. 지금 우리 아이가, 우리 제자가 얼마나 똑똑한가가 아니라 얼마나 삶을 소중하게 여기고, 따뜻하게 살아가고 있는가? 이 물음을 교육 현장에서 언제나 갖고자 합니다.
